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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외국기업 새천년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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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외국기업 새천년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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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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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국내 기업들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완전경쟁을 실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국내 시장에 본격 자리하게된 외국기업과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토종기업」과 외국기업간 대 혈전이 벌어지는 것이다.31일 업계에 따르면 새 밀레니엄 벽두부터 펼쳐질 이번 격전은 그동안 유통, 생활용품, 화학소재등 부분적으로 이뤄져온 대결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 자동차등 전 분야에 걸쳐 경쟁이 벌어지면서 살아남으면 완전한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되지만 패할 경우 한국의 관련 산업이 초토화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죽기 아니면 살기」의 싸움이다.

최대 관심사는 자동차다. 정부가 경쟁입찰로 대우자동차를 처리키로 함에 따라 이제 GM 또는 포드등 외국기업의 직접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국내 전체고용의 8.3%(157만명), 총수출의 10%선을 차지하는데다 전자, 유리, 철강, 화학등 수십개 산업분야와 연관돼 외국기업 진출에 따른 파급효과는 아무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1회전 KO패」설이다. GM등이 낮은 생산비와 선진마케팅기법등으로 1~2년 내에 시장을 완전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한 차종을 개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4,000억~5,000억원. 현대자동차는 새 차 개발비용을 자동차값에 전가시켜야 하지만 GM등은 본사가 개발한 차를 한국에서 생산만 하면 되므로 생산원가가 현격히 낮다.

또한 미국에서 초저리 이자의 할부금융을 도입해 자동차구입자들에게 제공할 경우 75%라는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순식간에 자립기반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도 이제 본격적인 토종 대 외국기관 맞대결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을 인수한데 이어 정부가 JP모건등 외국금융기관에 서울은행을 위탁경영시키기로 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이제 시골점포에서까지 외국계 금융기관과 맞닥뜨리게 됐다.

그동안 시티은행, HSBC등은 전국적으로 5~12개의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면서도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300개 안팎(제일 339개, 서울 295개)의 대형금융기관을 장악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높은 신용도와 선진 금융기법, 싼 해외자본으로 공략해 들어올 경우 기반이 취약한 토종은행 중 상당수는 존폐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3조원 시장으로 꼽히는 맥주시장도 최근 외국계자본을 유치한 OB맥주가 진로 카스맥주를 전격 인수, 토종인 하이트맥주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유한수(兪翰樹)전무는『개방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우리가 선택한 새로운 경제의 틀이기 때문에 이제는 겁이 난다고 뒤로 물러설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기업들이 「배수의 진」을 치고 뼈를 깎는 자세로 경영에 임하는 방법 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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