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학회(회장 주경업·朱慶業·58)는 「문화의 불모지」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타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부산의 문화지킴이 모임이다. 민학회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부산은 물론 김해 기장 경주 등 영남일대 문화의 흔적들을 돋보기를 들이대듯 깊이 관찰하고 심도있는 답사자료를 낸다.94년 4월 본격 출범한 부산민학회의 뿌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양화가인 주회장은 중등학교 미술교사 생활을 하다 전업 작가를 지망, 학교를 떠난 뒤 우리 문화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해 우리의 옛 소리·그림·굿거리·장타령 등 민속문화를 찾아 전국을 떠돌아 다녔다.
방랑을 끝낸 주회장은 부산사람들이 의외로 부산을 잘 모른다는 사실에 크게 자극받아 강용권 김동원 김무조 김열규씨 등 명망있는 지역 문화인사들의 자문을 받아 지금까지 부산민학회를 이끌어 오고
10월에는 「감동진 언저리의 민문화」를 주제로 구포다리, 낙동강 제방, 구포 장터, 양산군수 측은제비, 대리 당산, 시랑골 등을 찾았다. 지난달에는 창림사지, 반월성, 전랑지, 안압지, 첨성대, 북궁 등 「신라 왕정을 찾아서」를 주제로 문화속살 찾기에 나섰다.
주회장은 『답사행사 때마다 초등학생 등 어린 회원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부산문화의 앞 날은 밝다』며 『부산문화가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화의 향기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민학회는 올해 발간한 답사자료 50권(각권 50~110쪽 분량)을 부산 경남 경북 등 영역별로 한권씩 묶는 합본자료집을 발간하기 위해 후원자를 찾고있다.
부산=감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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