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 첫날 아침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어라인 황금홀에서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세계에서 가장 음향이 좋다는 연주장이다. 이 음악회는 매년 전세계에 TV로 중계돼 10억 이상이 시청하는 오스트리아 최고의 문화상품이기도 하다. KBS1 TV가 1월 1일 밤 11시 30분부터 녹화중계한다. 실황음반은 EMI가 유럽은 1월 중순, 미국과 아시아는 2월에 내놓는다.빈 필 신년음악회는 「왈츠의 왕」 슈트라우스 부자(아버지 요제프, 아들 요한)의 음악으로 꾸며진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도시인 빈이 왈츠의 도시가 된 것은 19세기 슈트라우스 부자의 활약 덕분이다.
빈 필 신년음악회의 역사는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스트리아는 나치의 지배 아래 있었다.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휘자 클레멘스 크라우스가 빈의 상징과도 같았던 요한 슈트라우스 음악제를 빈 필과 함께 연 것이 시작이다.
그 때는 새해 전야, 그러니까 12월 31일에 했다. 크라우스는 1954년 사망할 때까지 빈 필 신년음악회를 13차례 지휘하며 이 음악회를 빈의 특별행사로 만들었다. 전쟁의 상처가 가장 깊었던 1945년은 1월 1일과 2일 두 차례나 했다. TV 중계는 1959년부터 시작됐다. 크라우스가 죽고 난 뒤 빈필 신년음악회의 지휘봉은 보스코프스키(55~79년), 로린 마젤(80~86년), 카라얀(87년), 아바도(88, 91년), 클라이버(89, 92년), 메타(90, 95, 98년), 무티(93, 97년)로 이어졌고 요한 슈트라우스 100주기, 요제프 슈트라우스 150주기가 겹친 올해는 로린 마젤이 지휘했다. 2000년의 지휘자는 리카르도 무티.
한국의 2000년 신년음악회는 1월1~3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열린다. 예술의전당은 그동안 1월이 끝나갈 무렵 신년음악회를 했는데, 새해부터 이름에 걸맞게 날짜를 앞당겼다.
1일 임헌정 지휘 부천필이 연주한다. 협연자는 백건우(피아노)와 이유홍(첼로). 연주곡은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베토벤 「합창 환상곡」, 브루흐 「콜 니드라이」, 베르디의 「개선행진곡」 등. 2일은 박은성 지휘 서울심포니와 김혜정(피아노), 전기홍(바리톤), 김인혜(소프라노), 박용호(단소)의 무대다.
연주곡은 김희조의 「단소와 관현악을 위한 수상가」, 거시윈 「랩소디 인 블루」, 김성태 「한국 기상곡」 등. 3일은 곽승 지휘 코리안심포니와 지안 왕(첼로), 김윤지(피아노)가 협연한다. 프로그램은 우종각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1악장,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의 변주곡」 등. 지안 왕은 중국 태생의 젊은 연주자로 95년 첫 한국 독주회에서 잊지못할 감동을 주고 갔다. 김윤지는 14세의 영재로 98년부터 까다롭기로 소문난 펄만 음악 프로그램 멤버로 활동 중이다. (02)580_1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