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유통업계가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계의 「거인」롯데가 내년 3월 대전점을 개점하고 향토백화점의 선두주자인 동양백화점이 연초에 한화그룹에 인수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향토백화점들만의 경쟁에서 재벌계열사들간의 자존심 경쟁과 지역 백화점업체들의 새로운 생존전략 수립, 인력 이동 움직임 등으로 연말 대전 백화점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서구 탄방동에 지하 7층 지상 11층 매장면적 9,530평 규모의 대전점을 개점한다. 롯데측은 국내 백화점업계의 선두주자라는 자부심과 막강한 노하우를 내세워 이곳을 중부권 최고의 정통백화점으로 육성, 중부지역 상권을 장악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측은 이를위해 최고급 브랜드와 매장 연출, 서비스의 고급화, 다양한 이벤트 등을 통해 지역친화적인 마케팅을 구사한다는 전략 아래 본사에서 정예인력 100여명을 파견하고, 신규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이에 맞서 향토백화점의 「맏형」으로 군림하던 동양백화점은 한화유통 인수를 계기로 주도권을 롯데에 넘겨줄 수 없다는 각오다. 이 지역에 연고를 갖고있는 한화그룹 이미지에 지역업계 선두주자 이미지를 접목시켜 롯데와 당당히 맞선다는 자세다.
한화유통 관계자는 『기존 동양백화점의 인지도를 살려 지역밀착형 이미지를 구축하고 갤러리아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가미한다면 향토백화점으로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백화점 세이와 한신코아 등은 재벌기업들의 진출에 긴장하며 대응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신규고객의 창출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고정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사원교육 강화 등을 통한 서비스 향상과 소비자 기호에 맞는 신속한 상품제공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아예 업종을 변경하는 백화점도 있다. 대전백화점은 대형업체들에 맞서 승부를 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패션몰로 변신한다. 서울 동대문 옆의 「두산타워」 나 「밀리오레」등과 같은 패션몰로 탈바꿈하여 내년 2월22일 「멜리오」로 개점키로 했다.
대전백화점 판촉주임 김응선(金應善·31)씨는 『재벌사들의 진출에 맞대응 하기에는 힘이 부쳐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점을 감안, 패션몰로 과감히 변신하기로 했다』고
뉴밀레니엄 백화점업계의 한판 전쟁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다양한 쇼핑기회 제공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지역백화점의 고사우려 등 반응이 교차되고 있다. 주부교실 대전지부 박종미(朴鍾美)소비자부장은 『재벌계열 백화점들의 대전진출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물건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에 환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지역민들의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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