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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열면 다쳐?

입력
1999.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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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도 「말로 탈이 많았던」 설화의 한해였다. 여권, 특히 국민회의 인사들에게 말실수는 곧 낙마를 의미했다.천용택 전국정원장의 김대중 대통령 대선자금수수 관련 발언은 연말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한 결정타였다. 천전원장의 전임인 이종찬 전국정원장도 11월 언론문건 파문 와중에서 『국정원에서 갖고나온 문건도 함께 도난당했다』고 털어놓아 화를 자초했다.

6월초 『조폐공사 파업은 우리가 만든 것』이라는 진형구 전대검공안부장의 취중 한마디는 본인은 물론, 선배인 김태정 전법무부장관까지 한꺼번에 끌어내렸다.

국민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김종필 총리에게 밉보여 줄줄이 낙마한 것도 공동여당의 현주소를 반영한 씁쓸한 장면들이다. 4월 국민회의 총재대행 취임일성으로 『자민련과의 합당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김총리의 심기를 건드렸던 김영배 전대행은 3개월뒤 『총리는 총리고 나는 나』라고 결기를 보였다가 끝내 도중하차했다.

이에 앞서 3월 국민회의 김원길 전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 확대실시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가, 설훈 전기조위원장은 『올해말 내각제 개헌은 안될게 뻔하고 대통령 임기말 개헌이 합리적』이라고 했다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야당의원들은 주로 「막말」이 문제가 됐다.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는 3월 『제정구 의원은 「DJ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말해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김대통령을 「빨치산」에 비유하기도 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설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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