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의 방송언어는 영국 표준어 자체이다. 그럼 우리 방송사의 방송언어는? KBS MBC SBS 등 방송사는 표준어를 오염시키는 외래어와 비속어, 은어를 남발하고 심지어 선정적이고 극단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진흥원이 11월 8-14일 방송 3사의 뉴스, 토크쇼, 시트콤, 코미디 등 20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말이 있거나 번역이 가능한데도 「문제」를 『트라블』 (KBS 행복채널)이나 「계획을 미루었던」 을 『스테이』 로 말하는 등 (MBC 임성훈 이영자입니다) 불필요한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오늘의 토킹 어바웃 추억』 (KBS 서세원쇼) 이라는 웃지 못할 표현도 적지 않았다.
토크쇼의 경우 『야! 임마』 『뒤에 있는 놈이』(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근데 이 자식이』 『낙엽들 주워! 이 자식들아』 (KBS 서세원쇼) 등의 비속어를 남발했다.
『짱』(SBS 이홍렬쇼) 『쏜다』(S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한춤, 땡땡이야』(MBC 점프) 같은 은어도 무분별하게 오락 프로그램에서 사용됐다.
『옛날엔 네, 네 이랬던 여자들이…요즘 간 큰 여자들이 많다는 것 아니야』(SBS 이홍렬쇼) 처럼 남녀차별적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남자한테 중요한 허리부분은 괜찮습니까』 『저는 기운이 없어서요, 바람필 능력이 안돼요』 『기운하고 바람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아침) 등 선정적 표현도 눈에 띄었다.
극단적 언어사용은 특히 뉴스 프로그램에서 많이 발견됐는데 『천지도 쓰레기 천지』 『대기업 김치전쟁』(KBS 9뉴스), 『벼랑끝 치닫는다』 『퇴진운동 불사』(MBC 뉴스데스크), 『불법개조 기승』 『전방위 압박수사』(SBS 8 뉴스) 등이 지적됐다.
한국방송진흥원 박웅진 연구원은 『방송 언어는 시청자의 언어생활이나 언어습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른말과 고운말을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특정계층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언어를 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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