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구조조정의 시금석으로 여겨졌던 한국중공업의 27일 노사분규 타결은 노조의 강력한 반대로 원점에서 겉돌고 있는 한국전력 및 한국가스공사 등 다른 공기업 민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납기지연에 따른 해외거래선의 이탈을 막고, 선박용엔진을 구매해 온 국내조선업체의 생산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파업에 참가했던 1,500여명의 노조원들은 잠정합의안 발표후 정문에 설치한 바리케이트를 제거하면서 수출용 제품의 반출을 재개하고, 일부공장은 조업을 재개하는 등 파업상처를 치유하는데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중은 그동안 창사이래 최악의 노조장기파업으로 생산및 수출차질액이 2,000억원이 넘었으며, 미국 GE등 고정거래선의 구매계약취소 및 거래선전환움직임 등으로 최대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노사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노조의 민영화수용, 파업기간중 무노동무임금, 파업주동자에 대한 사법처리 등 3대 쟁점. 11월10일 한중과 삼성중공업간 빅딜합의에 반발, 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이를 수용하는 대신 민영화과정에서 조합원이 주식을 최대한 많이 배정받고, 회사측으로부터 10억원의 주식취득용 출연금을 얻어냈다. 무노동무임금문제와 관련, 노사는 이 원칙을 준수하되 생산차질을 6개월이내에 만회시 생산성향상에 따른 성과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그러나 파업주동자에 대한 고소고발철회문제에 대해선 이날 합의문에 언급하지 않아 막판 변수로 남아있다. 정부와 사측은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손위원장 등 3명에 대해선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다른 주동자에 대해선 고소고발취하 등 관용을 베풀겠다는 입장. 반면 노조는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집행간부에 대해서도 선처해달라고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따라서 28일 오전 9시 열리는 조합원 찬반투표결과에 따라 노사잠정합의안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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