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의 여왕」이 골프채를 잡았다.전이경(23·연세대대학원). 94릴레함메르와 98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로는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연속 2관왕과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동시에 달성한 뒤 은퇴한 한국빙상의 슈퍼스타.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필드여왕」에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 연희동에 있는 실내골프연습장 IGA 골프아카데미. 3개월전인 10월부터 샷을 다듬고 있는 수련장이다. 현재 체육학석사과정 2학기(스포츠사회학 전공)를 보내고 있는 전이경은 학업때문에 새벽과 늦은 밤에 주로 연습을 하고 있다.
그동안 필드에도 두번 나가봤다. 『연습장에서 그렇게 잘 맞던 아이언이 필드에서 철저히 배신할 때 비애감까지 느껴지더라』고 푸념하면서도 싫지 않은 눈치다. 「머리를 올릴」 때는 110타가 넘었단다. 하지만 2번째 라운드에선 95타. 비약적인 발전이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아직 180∼200야드 정도.
『중 2때 아버지가 골프를 권유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쭉 관심은 있었다. 박세리의 선전이 더욱 매력을 느끼게 했다. 늦은 나이에다 주위의 눈길에 부담은 크지만 새로운 세계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아직 프로진출 여부에 대해 확신이 서지않은 상태』라고 한발을 뺀다. 그러나 주변에선 『정상급 프로골퍼가 되는 게 그의 확고한 목표』라고 못박는다. 또 『그의 승부근성을 감안하면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실현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전이경의 프로입문 시기는 내년 8월 프로테스트가 될 전망이다. 본격 훈련을 위해 겨울방학을 이용, 역시 프로골퍼의 꿈을 키우고 있는 오빠 전형민(25)씨와 함께 두달예정으로 25일 호주 시드니로 떠났다.
전이경을 지도하고 있는 KPGA티칭프로인 박완용(42)IGA골프아카데미원장은 『전이경의 가장 강점은 빙상으로 다져진 하체다.
불과 3개월째인데도 스윙이 거의 완성상태에 접어들었다. 특히 쇼트게임의 감이 아주 좋다』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연세대에서 골프강의도 맡고 있는 박원장은 『지금까지는 스윙자세 만들기에 주력했으나 호주훈련을 마치고 오면 결과를 분석해 기술훈련에 집중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남재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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