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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옛상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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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옛상호가 좋다"

입력
1999.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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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상호가 좋다"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기업마다 사명 변경이나 CI(기업이미지통합)작업등이 한창이지만 창업 당시 상호를 수십년째 그대로 고집하며 회사 이미지를 지켜가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대기업과 정보통신 업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새 옷 갈아입기' 열풍에도 아랑곳 않고 "연륜과 전통을 가진 상호가 곧바로 기업이미지로 연결된다"며 옛간판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1926년 창립이후 내년으로 74년째 같은 이름을 고수하고 있는 '유한양행'. 서양식 상점을 뜻하는 한자이름 '양행'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어 신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느낌을 주고 제품 특성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이 있지만 회사측은 상호변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한양행 추연수(52) 홍보팀장은 "기업의 가치는 바로 브랜드 가치" 라며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설립의지가 고스란히 베어있는 상호인데다가 '버들표 유한양행'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종근당도 마찬가지. 다른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영문이름으로 바꾸고 있지만 46년 종근당제약사로 출발, 69년에 (주)종근당으로 바꾼 이름을 변함없이 사용하고 있다.

창업자 이종근 회장의 정신이 담겨있고 종소리를 연상시켜 인지도가 높은 현재 사명이 기업 정체성고 ㅏ이미지에도 맞는다는 설명이다.

빵과 과자로 유명한 고려당도 경쟁 업체들이 앞다퉈 '베이커리'라는 영문이름을 채택하는 상황에서도 상호를 꿋꿋이 지키고 있다.

쌍용양회도 시멘트라는 이름이 대중화된 상황에서 '양회'를 고집하고 있고 도드림사료와 신촌사료 등은 생명공학 관련 이미지를 풍기는 방향으로 간판을 바꿔다는 다른 사료업체와는 달리 기업 이름에 '사료'를 그대로 두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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