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유럽 전역에 지난주 말 최고 시속 213㎞의 살인적인 폭풍이 몰아쳐 최소한 64명이 사망했다. 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이번 태풍으로 수백만 가구가 파손되고, 금세기 마지막 성탄 휴가여행을 떠났던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가장 큰 피해가 난 지역은 프랑스 북부로, 26일 밤 10시30분(현지시간) 현재 적어도 3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기상관측 기록상 이번처럼 강력한 폭풍은 없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오전 한때 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이 폐쇄된 데다 파리에서 출발하는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돼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200만가구 이상이 파손된 가운데 소도시 보주에서는 주민 90%인 37만명이 정전사태로 추위에 떨었다. 파리 명소들의 피해도 잇따라 유로디즈니는 관광객 6명이 강풍에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중상을 당하자 임시 휴장했고, 베르사유궁전 정원의 나무 4,000 그루도 뿌리채 뽑히거나 부러졌다.
장 티베리 파리 시장은 이번 폭풍을 자연재해로 선포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했으며 많은 도시들은 긴급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독일에서도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15명이 사망했다. 스위스 역시 중부 알프스에서 케이블카가 폭풍에 견디지 못하고 지상에 추락하는 바람에 2명이 사망하는 등 11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또 알프스의 스키 휴양지에서 성탄절 휴가를 마치고 떠나려던 수천명의 관광객이 기차역에서 발이 묶이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런던 지하철이 정전으로 한 때 운행이 중단됐고, 강풍에 휩쓸린 수병 2명이 바다에 빠져 사망하는 등 최소한 5명이 사망했다.
한편 2주일전 프랑스 북부 브르타뉴 해안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사고로 흘러나온 석유띠가 이번 강풍으로 유명 휴양지역인 방데와 루아르 아틀랑티크 해변으로 100㎞ 이상 밀려오는 바람에 인근지역에 「오염 비상」이 걸렸다.
파리=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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