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대법원은 84세의 남편으로부터 욕설·폭행·의처증에 시달려온 76세 할머니의 이혼소송에 대해 「두 사람의 결혼 당시 가치기준으로 남편의 행동은 부당한 대우가 아니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개인의 행복추구권은 인정하지 않으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가치관을 강요하는 판결이라 반발하는 소리가 있는가 하면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황혼이혼 확산에 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정당한 판결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네티즌들과 한국일보 독자들은 대부분 황혼이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법원은 할머니에게 고령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 남편을 돌볼 의무가 있다고 했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다. 결혼은 부부로서 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음을 주위에 알리고 자유의사에 의해 결혼신고를 하고 법적인 보호를 받게 되는 제도다. 그러나 이혼은 이와 다르다. 이혼해야하는 사유도 각 당사자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므로 각 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 법원이 나서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이혼을 불허한다는 등의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혼은 본인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고 이혼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자료와 재산상의 문제는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면 될 것이다. /강신영·서울 서초구 서초동
오십이 된 지금에야 사람은 서로 기대어살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철이 없을 때는 사랑이나 그리움 같은 것은 젊은이들만 느끼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나이가 칠순이 넘었는데 오죽했으면 이혼을 고집할까. 가장 외로움을 느낄 황혼에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은 더 이상 참기 힘든 한계에 부닥쳤다는 뜻이다. 이혼을 법이 막아 두 사람이 그냥 산다고 해도 할아버지에게 따뜻함을 보일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아고 해서 한 인간의 고통을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mdcyber·유니텔
단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또 결혼 당시의 가치기준으로 남편의 소행이 그다지 문제될 리 없다는 판사에게 그는 수십년전의 가치기준으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부부문제에도 결혼당시의 가치기준으로 행동하는가. 이번 판례는 법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체제유지적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SIWON418·천리안
70살의 할머니가 이혼하든, 20살의 젊은이가 이혼하든 똑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나이 많은 분은 남은 삶을 살 가치가 없다는 것인가.그 많은 세월을 힘들게 살았다고 앞으로도 함께 살라는 것은 억지다. /lenapark·유니텔
문제는 합의이혼이 아니라 이혼소송이다. 즉 돈을 요구하는 이혼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바로는 할아버지가 많은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려고 하자 할머니가 이를 막기 위해 이혼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다른 해결책도 있었을텐데 이혼소송이란 최악의 선택을 한 데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식들도 갈라지고 원수지간이 되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혼하도록 옆에서 종용하는 사람들이다./offseas·유니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다. 처음「황혼이혼」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얼마 안있으면 세상을 떠날텐데 무슨 이혼은 이혼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자기가 힘들다면 사람들 눈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면 돼」라는 생각이 든다. 황혼이혼이라는 말은 한 노인의 자유와 상관 있는 단어다./INKYNGI·천리안
이혼이 최선이라면 당연히 이혼을 해야한다. 그러나 이혼 전에 최선의 방법을 찾고 내가 고칠 점은 없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나의 남편을, 나의 아내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를 섬겨주어야한다. 이혼은 한 가정과 사회와 세계의 파괴일 수 있다./NONGSARI·천리안
★ 다음주 주제는 헌법재판소의 「군제대자 가산점제도 위헌판결」입니다. 여성계에서는 이 제도가 차별적이며 사회구성원의 균등한 기회를 박탈하므로 위헌판결이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킬 것이라고 환영했지만, 군복무를 마친 남성들은 군대에서의 희생에 대한 보상 측면에서 보자면 의무는 불평등한데 평등한 권리만 부여하는 셈이라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군제대자 가산점제도 위헌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정리=이왕구기자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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