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카아상과 카아상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어떻게 다른데?』
『응, 오카아상은 우리 말로 「어머니」이고 카아상은 「엄마」라는 뜻이야. 영어로 mother와 mom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올해 나이 아홉살인 광승(제주 서귀포중앙초등학교 2년)이는 어머니 이신애(36)씨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줄 때가 많다.
광승이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에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일본어로 일기를 술술 써내려갈 정도가 됐다. 일본말도 잘해서 얼마전 일본인 관광객이 광승이와 이야기를 나누더니 『진짜 일본 아이처럼 표현이 자연스럽다』며 놀라워했다.
한자가 많이 들어가는 일본어에 능숙한 만큼 한자 실력도 만만치 않은 것은 당연한 일. 신문이나 거리 입간판에 쓰여진 한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읽고 뜻풀이를 한다.
광승이가 이처럼 재능을 갖게 된 데에는 어머니 이씨의 역할이 크다. PC통신 천리안 ID가 「나잠수」인 이씨는 주부 동호회(go jubu)에 육아에 관련된 글을 수시로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는 기존 육아 이론서나 전문 잡지에 나와있지 않은 참신한 내용이 많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씨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광승이가 여섯살이 될 때까지 육아에 관해 아무 것도 몰랐다』면서 『뒤늦게 아이 교육에 신경을 쓰면서 느낀 점이 많아 이를 주위에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이씨가 조기 외국어 교육요령으로 권하는 것은 그림을 활용하라는 것. 이씨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광승이에게 「이웃집 도토르」같은 어린이용 일본만화책을 원서로 보여주고 몇차례 소리 내어 읽어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광승이는 만화책 내용 전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암기했다.
『외운 게 아니고 머릿속에 만화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저절로 대사가 생각났다』는 게 광승이의 말. 때론 일본 동화책 출판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림과 글을 프린터로 뽑아 동화책으로 만들어 광승이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또 이씨는 광승이의 수리력을 높여주기위해 블럭 놀이를 중요시하고 있다. 이씨는 현재 제주도에서 웅진 씽크빅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학하기 싫어하는 여자 아이 100%가 블럭을 갖고 놀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블럭 조각으로 여러 모양을 만들어가다보면 공간구성력과 입체지각능력이 높아진다는 것. 이씨는 스스로 체험을 통해 알게된 많은 육아 정보를 모아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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