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이훈규·李勳圭부장검사)는 24일 신동방그룹 신명수(申明秀·58) 회장이 6,400만달러(840억원 상당)를 해외로 빼돌린 사실을 밝혀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및 배임, 증권거래법 위반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에 따르면 신회장은 96년12-97년5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사우스이글홀딩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국내 S종금사를 통해 대출받은 2,000만달러를 빼돌려 미국 통신사업과 태국 골프장사업에 투자하고, 지난해 1월-3월 말레이시아의 페이퍼컴퍼니인 엘리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주식매입 명목으로 국내에서 4,400만달러(당시 677억원)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다.
신회장은 또 지난 1월 300만주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금융감독위 등에 부실한 회사 경영상태를 허위로 신고, 신동방이 유망한 회사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285여억원을 주식대금으로 받은 뒤 곧바로 워크아웃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발행한 무보증 전환사채 100억원을 한누리투자증권과 이들이 사실상 지배주주인 서울창업투자에 전액 배정한 뒤 신동방에 대한 호재성 공시를 띄워 주가를 주당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끌어올려 4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회장이 신동방 자금을 투기성 해외사업에 투자하거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설립한 6개 기업에 400여억원을 불법대출토록 해 신동방에 2,000억원 상당의 재산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신회장이 사돈인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신회장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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