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DDR 후유증 "귀가 안들려요"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댄스오락기 DDR와 테크노음악, PC게임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난청과 귀울림(耳鳴) 현상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이비인후과 병원마다 고음이 들리지 않거나 귀가 울리는 청각이상 환자가 늘고 보청기를 착용하는 청소년까지 등장했다.
6개월 동안 PC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K대학 임모(20)씨는 최근 이상한 소리와 함께 귀가 울리고 상대방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어 이비인후과 진단을 받은 결과 「난청」 판정을 받았다. 임씨는 『하루 5-6시간 이상을 찢어지는 듯한 DDR 음악과 전자오락기 소리에 묻혀 지내다 보니 청각이상이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과 고대안암병원에도 최근 귀울림과 청각이상을 호소하는 10대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청각장애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 장년층과 노인들이었지만 최근엔 젊은층에서 난청환자가 늘고 있다』며 『테크노음악이나 DDR의 유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구 가야기독병원에도 컴퓨터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이 귀질환으로 찾아오는 사례가 늘고 있고 계명대에서는 소음성 난청으로 교내 보건진료소를 찾는 학생들이 매달 3~4명씩 찾아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청기를 끼는 청소년들까지 생겨났다. 서울 상계동 K의료기 업주 임모(40)씨는 『최근 난청으로 보청기를 구입하려는 10,20대가 한달에 1~2명씩 찾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의 보청기를 판매회사인 오디나사에도 매달 4~5명의 청소년이 소음성 난청으로 보청기 구입하고 있다. 이회사 관계자는 『청소년이 전체 손님의 20%에 달할 정도며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경우까지 합치면 난청 청소년은 상당수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중·고교 청력이상자는 97년 2,164명에서 98년 2,253명, 99년 2,331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임현호(任賢鎬) 이비인후과장은 『장시간, 좁은 장소에서 테크노음악과 DDR, PC게임 등 소음에 노출되면 4,000㎐이상 높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음장애나 귀울림 현상이 나타나고 고질적 난청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며 『지나친 소음을 피하고 1시간 가량 게임이나 음악을 즐긴 후에는 반드시 20~30분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구=이정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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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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