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사건은 하나님께서 친히 인간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도하는 성서는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시는 예수의 탄생을 아우구스투스 로마 황제의 인구 조사령과 결부시켜 보도하고 있다. 로마의 평화(Pax Romana)라는 이름으로 세계화를 꿈꾸던 로마 황제는 그가 통치하던 제국 안에 인구 조사령을 내린다.세계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세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로마 통치령의 변경에 속한 팔레스타인의 퀴리오스 총독은 황제의 명령에 따라 속국(屬國)의 백성들은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 호적등록을 하도록 명하였다. 베들레헴 다윗 동네가 고향이었던 요셉과 마리아 부부는 호적등록을 위해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마리아를 통해 우리에게 오신 날, 이 세상은 아기 예수를 받아들일 장소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성서는 이들이 여관에는 방이 없어 가축들이 살고 있는 마굿간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마굿간에 탄생하여 말구유에 뉘여 있는 하나님의 현실(現實)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생생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없다. 그들의 상상력을 훨씬 초월한 곳에서 구원의 사건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이 세상 가운데로 오신 크리스마스는 인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연대(Solidarity)의 극적인 표현이다.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연대성의 극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과의 연대성을 통해 사건화한다. 크리스마스 메시지는 가난한 자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세계화 가운데 선포되고 있다.
한 세기가 끝나고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전환기에도 어김없이 하나님은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로 오신다. 그는 우리 가운데로 오시어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가운데 탄생하신다. 그러나 이 세계는 여전히 그를 맞을 장소가 없다.
우리가 오늘 탄생하시는 아기 예수를 만나기 위해서는 들에서 양을 치던 가난한 목동들처럼 베들레헴 마굿간으로 뛰어가야 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이 세대의 요셉과 마리아들로 세계화 물결에 밀려 고향으로 온 조선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통해 인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연대와 나눔의 축제를 갖고자 한다.
/김원배 목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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