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3일 남녀 혼합 친선경기를 펼친 통일농구 북한선수단과 교예단은 전날보다는 한결 밝은 표정으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미소를 보내는 등 활기찬 모습이었다. 최장신 센터 리명훈선수는 쏟아지는 질문을 사절하면서 미소만 지을 뿐 침묵으로 일관한 반면 북한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박천종은 피로가 풀린 듯 여유있는 표정으로 『잠을 푹 잤다. 날씨가 맑고 쾌청해 기분이 좋고 서울 사람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등 활발한 모습이어서 대조를 이뤘다. 그는 『밥도 맛있게 잘 먹었다』며 『경기를 기대해달라』는 당부까지 잊지 않았다.○…통일농구선수단 차량행렬이 오갈 때마다 워커힐호텔과 잠실실내체육관 사이 도로에서는 출·퇴근길 시민들이 버스와 승용차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북쪽 손님」을 환영했다. 특히 현대가 최장신(235㎝) 리명훈선수를 위해 특별 개조한 미니버스에는 「리명훈 235」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북한 남자 우뢰팀의 안광균 코치는 서울 풍경에 대해 『다 같은 조선 땅인데 평양과 너무 달라 이상하다』고 말해 수많은 차량과 어지러운 광고판이 다소 생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서울의 공기가 나쁜 탓인지 어제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운동선수들의 주가를 매겨 인기를 가늠하는 스포츠스타들의 사이버 주식시장인 「스포스닥」(www.sposdaq.com)에는 서울에 온 북한 남녀 농구선수 10명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있다. 북한선수 스포스닥 등록 첫날인 18일 10만5,000원(액면가 5,000원)에 상장됐던 리명훈 선수의 주식은 매일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고 23일에는 16만6,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북한 남자팀 「우뢰」와 여자팀 「회오리」의 주식도 매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편 경기가 벌어진 잠실체육관에 대해 북한 선수들과 조선아태위원회 관계자들은 연신 불만을 털어놓았다. 여자팀 「회오리」의 센터 서영희는 차갑고 미끄러운 코트바닥을 가리키며 『스케이트를 타는 기분』이라고 말했고 리명훈은 『춥다』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조선아태위원회 한 간부는 『경기장이 생각보다 낡은 것 같다』며 『하지만 경기를 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