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는 죄로 부모에게 버림받아 미국으로 입양됐던 한국인 입양아가 21일 부모를 찾기 위해 고국땅을 밟았다.미국에서 행위예술가로 활동중인 박금용(23·미국명 케이트 허샤이저·사진)씨는 76년 10월 생후 6개월만에 미국 미시간주의 독일계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박씨가 버려진 사연은 딱하기 짝이 없다. 입양기록에 따르면 76년 4월3일 딸만 셋을 두었던 부모가 또 딸을 낳게 되자 『더이상 딸을 키울 자신이 없다. 양육을 포기하겠다』며 박씨를 병원에 남기고 사라졌다.
박씨는 양부모의 극진한 보살핌속에 성장, 95년 시카고 미술대학에 입학해 행위예술과 비디오아트를 전공했다. 박씨의 언니도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입양아여서 모국에 대한 그리움은 남다르다. 한국말과 글을 스스로 공부해 기본적인 대화도 가능한 박씨는 메이저리그 명투수 오렐 허샤이저의 조카이기도 하다.
박씨는 『내가 아들이었다면 한국땅을 떠나는 슬픈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딸이라는 이유로 나를 버린 부모를 이제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한번만이라도 뵙고 싶어요. 내년 2월 한국공연때는 훌륭하게 자란 딸의 모습을 꼭 보여드릴 겁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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