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5대그룹이 부채비율을 200%이하(그룹평균)로 낮추더라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계열사·사업부문을 정리하도록 강력히 유도키로 했다. 이는 21일 정부·재계간담회에서 제시된 「경쟁력있는 기업으로의 유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은행의 미래상환능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여신제도(Forward-Looking Criteria)를 통해 이같은 「기업개혁 2단계 정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9일 『5대그룹이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해 사업전망이 좋지 않은 계열사·사업부문을 정리해 빚을 줄이기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돈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비율을 낮춘 경우가 많다』며 『내년부터는 응급처방이었던 재무구조개선보다 사업구조개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이익을 못내는 계열사나 사업부문은 정리하고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내년부터 채권은행들이 5대그룹과 「부채비율 200% 맞추기」를 골자로 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지 않는 대신 새로 도입되는 FLC에 따라 계열사별 여신심사를 철저히 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리해야 할 사업부문이나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한 은행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도록 해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FLC가 새로운 기업퇴출제도라고 보면 된다』며 『부채비율이 아무리 낮아도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하는 부담때문에 자금을 빌려주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FLC(Forward-Looking Criteria)란
국내 은행들이 내년부터 도입하는 새로운 기업여신제도. 기업의 현재 재무구조보다 미래의 상환능력을 중시해 기업 신용도를 평가한다. 현재 자금이 많아도 사업전망이 나빠 자금을 소진할 기업보다 당장에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사업전망이 밝아 성장할 기업의 신용도를 높게 평가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이 내년 정보통신산업의 전망을 밝게 본다면 관련기업들의 업종점수는 높아지고 다른 특정 산업의 전망을 어둡게보면 관련기업들의 업종점수는 낮아지게 된다.
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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