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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씨 영장발부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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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씨 영장발부 이모저모

입력
1999.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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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전청와대법무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8시간 이상의 기록검토 끝에 23일 0시35분께 발부되자 검찰은 『예견됐던 일인 만큼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변호인측은 아쉽다는 표정과 함께 『본안 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며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었다.○…법원측의 기록검토가 예상밖으로 오래걸리자 행여 영장이 기각되는가 아닌가 하며 초조한 기색이었던 수사팀 관계자는 영장이 발부되자 『박 전비서관의 혐의사실을 볼 때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며 『박 전비서관이 구속된 만큼 수사에 박차를 가해 올해안에 사건을 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김태정 전법무장관이 구속 기소된데 이어 박 전비서관마저 구속되자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승화되기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장 기각을 기대했던 박 전비서관 변호인측은 영장이 발부되자 망연자실하는 표정이었다. 변호인단의 한 변호사는 『부도덕한 재벌을 엄정하게 처리한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이제 어떤 공무원이 소신있게 일을 하겠느냐』며 『불구속재판의 원칙을 지켜야 할 법원이 여론에 휩쓸려 영장을 발부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그러나 『이번 영장실질심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에 대한 판단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본안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아직 확정판결이 난 것이 아닌 만큼 박 전비서관이 유죄라고 볼 수 없다』며 『심증과 한쪽 진술만에 기초해서 영장을 발부한 만큼 본안 재판에서 반증자료들을 제시, 무죄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후 8시간여만에 영장 발부·기각하기까지 김판사의 고민도 적지않았다. 김판사는 1,000여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검토하느라 저녁도 거른채 빵과 음료수로 대신했다.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부부동반 송년회도 취소하고 실질심사를 진행했던 김판사는 실질심사후 『오후10시께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막상 오후 10시가 되어서도 5권의 수사기록중 4권째를 넘기는 등 더딘 모습을 보였다. 평소 원칙주의자란 평답게 김판사는 『생각보다 쟁점이 많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결국 오후11시를 넘겨 기록검토를 마친 김판사는 30여분간 꼼꼼히 사유서 작성에 들어갔고 마침내 영장발부난에 도장을 찍은 뒤 길고긴 하루를 마쳤다.

○…22일 실질심사 예정시간보다 10분 이른 오후2시20분께 서울지법에 나온 박 전비서관은 심사를 기다리면서 연신 담배를 피워물거나 주변을 배회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3시10분 자신의 심사 차례가 되자 박 전비서관은 변호인이 건네준 우황청심환을 삼킨 뒤 심호흡을 하고 법정에 들어갔다.

○…평소 지인이 많기로 유명한 박 전비서관답게 거물 전관 변호사들이 앞다투어 변론을 맡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휘(金錫輝) 전법무장관을 필두로 최경원(崔慶元) 전법무차관, 안강민(安剛民) 전대검중수부장 등 30여명의 변호사들이 변론을 자청했으나 갑자기 결정된 영장청구 때문에 미처 변호사 선임계는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날 법정에는 검찰수사 때의 변호인 외에도 조성욱(趙成郁) 전 법무차관, 양삼승(梁三承) 전대법원장 비서실장 등 10여명의 변호사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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