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지분 현금 매입, 포철지분 SK텔레콤 주식 맞교환IMT2000사업권 3강 경쟁구도 예상
손길승(孫吉丞)SK그룹회장과 유상부(劉常夫)포항제철회장은 20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철과 코오롱이 보유한 신세기통신 지분 전량(51.19%)을 SK그룹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포철이 코오롱의 지분(23.53%)을 인수한 뒤 SK에 현금으로 매각하고, 포철의 지분(27.66%)은 SK텔레콤 주식(6.5%)과 맞교환,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코오롱 보유지분 매각대금은 1조691억원(주당 2만8,5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는 가입자 1,300만명의 거대시장을 확보, 내년말로 예정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주식교환으로 포철은 SK그룹, 한국통신에 이어 SK텔레콤의 3대주주가 됐으며, 최대주주인 SK그룹의 지분은 36.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손회장과 유회장은 『SK와 포철간의 이번 제휴는 올해안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코오롱의 입장과 업계 자율로 구조조정을 하자는 포철과 SK의 이해가 맞아 이뤄졌다』며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결합으로 네트워크 투자비용 절감 등 약 4조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포철 윈-윈제휴
SK와 포철이 주식 맞교환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은데는 한꺼번에 수조원을 동원해야 하는 SK의 자금사정이 현실적 이유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SK로선 포철에 자사주식을 분산함으로써 신세기 인수에 따른 시장독점 시비를 줄일 수 있는 이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됐다.반면 포철은 IMT2000을 앞두고 어차피 인수·합병 바람에 휩싸일 신세기통신을 SK에 넘겨주는 대신 우량주인 SK텔레콤 지분을 확보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SK와 포철의 이번 계약은 IMT2000에 대비한 양사의 「윈-윈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3강 구도 재편
SK텔레콤의 선제공격으로 IMT2000 사업권을 노리는 경쟁업체들의 반격 또한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미 3강으로 경쟁구도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SK텔레콤-신세기통신-포철그룹, 한국통신-한통프리텔그룹, LG텔레콤-데이콤-LG정보통신그룹 등이다. 이같은 전망은 IMT2000 사업권이 3개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MT2000 사업에 배당된 주파수 대역이 60㎒인데, 사업자당 20㎒씩 배정해야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아직 짝을 찾지 못한 한솔엠닷컴(전 한솔PCS)과 자본·기술력에서 열세로 평가되는 그랜드컨소시엄(하나로-온세통신-무선호출사업자그룹)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휴 또는 인수·합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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