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뿌쉬낀, 중국철학사
러시아의 국민시인이며 작가인 알렉산드르 푸슈킨(1799∼1837)의 시와 소설, 희곡, 민담을 한데 모은 작품집. 1,600쪽을 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푸슈킨의 문학세계를 입체로 조망하면서 꼼꼼하게 번역해 나간 고려대 노문과 석영중 교수의 열정이 눈에 선하게 다가서는 책이다. 서정시와 서사시를 아울러 160여 편이 넘는 시와 「대위의 딸」 「예브게니 오네긴」 등 소설, 「보리스 고두노프」 등 5편의 희곡을 통해 38세로 요절한 러시아 문호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석교수는 시에서 소설로 옮겨가고, 또 희곡과 민담에서 재능을 뿜어냈던 푸슈킨의 문학 인생을 150쪽 가까이 해설했다. 열린책들 발행. 3만 9,000원.
중국 현대철학을 대표하는 풍우란(馮友蘭)의 역저 「중국철학사」를 두 권으로 옮겼다.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의 박성규씨가 5년에 걸쳐 국내 처음 완역. 풍우란의 「중국철학사」는 대학의 중국철학 강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입문서였지만 그동안 영어 번역본을 중역하거나, 요약 해설본을 읽고 공부하는 데 그쳤다. 사료가 내포한 시대와 사상의 맥락을 살피면서, 문구 해석으로 기울지 않고 한 사상의 전체 모습을 이해하는 서술 방식을 따른 이 책은 고대 중국의 사상에서 청대의 금문경학까지 중국 철학의 드넓은 세계를 한눈에 펼쳐 보여주고 있다. 까치 발행. 전 2권, 각 9,000원.
[본심진출도서]
唐詩精解(임창순 옮김, 소나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야콥 부르크하르트 지음, 안인희 옮김, 푸른숲)
민주주의와 그 비판자들(로버트 달 지음, 조기제 옮김, 문학과지성사)
사회생물학 논쟁(프란츠 부케티츠 지음, 김영철 옮김, 사이언스북스)
충성과 반역(마루야마 마사오 지음, 박충석 등 옮김, 나남출판)
■사전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연구원이 8년에 걸쳐 편찬한 첫 국어사전. 사전마다 적지않은 차이를 보이는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을 어문 규정에 맞게 바로 잡아 표기 혼란을 바로잡는 역할이 크다. 올해 8월까지 최신 정보는 물론 표준어를 비롯해 북한어, 사투리, 옛 말 등 50여 만 단어를 담고 있다. 본문만 7,160쪽이며 용언 활용표, 외래어 표기 용례, 학명 목록이 부록. 사전에 수록한 용언 활용표와 외래어 표기 용례는 연구원 홈페이지(www.sejong.or.kr/kdic.htm)에도 공개해 놓았다. 두산동아에서 발행했고 3권 1질 27만원.
본심진출도서
한국인물대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엮음, 중앙일보사)
한국벼슬사전(이덕재 편저, 영지사)
국어 비속어사전(김동언 지음, 프리미엄북스)
■문고
빛깔 있는 책들
대원사가 문화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한 문고본 기획물. 지금까지 230권 가까이 나왔고 이번 출품작은 「서원 건축」(김봉렬 글·사진) 「서양 고전음악 감상법」(조성진 글·사진) 「한국의 나비」(남상호 글, 남상호·이수영 사진) 「한국의 암각화」(임세권 글·사진) 「우리 옛 도자기」(윤용이 글·사진) 등이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문화의 주제들을 잡아 전문가가 쉬운 글로 설명한데다 고급 종이에 컬러 사진을 이용해 책이 멋을 잃지 않도록 살핀 점이 돋보인다. 각 4,800원.
본심진출도서
한빛문고(이문열 등 지음, 다림출판사)
■전집
황수영 전집
한국미술사학계 원로인 황수영(黃壽永·81) 박사의 전집 6권. 해방 이후 지금까지 출토했거나 발견한 삼국∼고려시대 금석문 470개와 황박사의 발표 자료를 모은 제4권 「금석유문」을 비롯해 「한국의 불교 미술」(5권) 「인도일기」(6권)가 잇따라 나와 간행을 마무리했다. 「한국의 불상」(상·하)과 「한국의 불교공예·탑파」 등 3권은 먼저 나와 있었다. 불교 미술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노학자의 업적은 물론 한국 불교미술의 세계를 거의 빠짐없이 살필 수 있는 역작이다. 혜안 발행. 각 4만원.
본심진출도서
겐지이야기(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전용신 옮김, 나남출판)
기형도 전집(편집위 엮음, 문학과지성사)
■기획
개미제국의 발견
개미의 생활과 행태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책. 동물행동학 박사인 서울대 생물학과 최재천 교수는 책에서 도시와 왕국을 건설하고 농사를 지으며 노예와 가축도 부리는 개미의 세계를 보여준다. 전쟁을 벌이거나 대량학살하고 강도, 간첩, 암살자, 도둑이 등장하는 것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읽는 것 못지 않은 재미를 안겨준다. 5,000만년 전부터 「버섯농장」을 경영한 아프리카 개미들,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다른 종(種)과 합종연횡하는 아즈텍 여왕개미, 깍지벌레를 「사육」하는 레몬개미 등 개미들의 삶이 다양하다. 사이언스북스 발행. 1만 5,000원.
본심진출도서
한국의 해녀(김영돈 지음, 민속원)
묘향산 식물생태(차종환 지음, 예문당)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종자(안완식 지음, 사계절)
명가명주(박록담 지음, 효일문화사)
■편집
몽골의 암각화
암각화는 청동기시대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이 책은 한국암각화학회가 95년 7월 몽골지역 이흐두를지와 팔로를 보름간 조사한 보고서. 책의 1부는 한·몽 합작 조사과정, 유적의 환경과 입지, 암각화 내용, 몽골 암각화의 대강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유적의 전경과 암각화 모습을 컬러 사진에 담았다. 암각화는 전문가가 판독한 그림을 함께 싣고 상세한 해설을 붙여 이해하기 쉽도록 편집했다. 거기다 암각화에 나타난 마차, 사람 형상, 생식기 의미 등을 분석한 논문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열화당 발행. 2만원.
본심진출도서
별들의 비밀(지오프리 코넬리우스 등 지음, 유기천 옮김, 문학동네)
조선시대 회화사론(홍선표 지음, 문예출판사)
■사료정리
충무공 이순신 전집
장군의 생애와 일기는 물론 전술·전략 연구논문 등의 자료를 한데 모아 펴낸 전집 6권. 많이 알려진 충무공 저서에서 빠진 부분과 새로 발굴한 내용을 보완했고 장군의 사상을 가늠할 수 있는 명언을 따로 모았다. 지나치게 추켜 올린 그동안의 전기류와 달리 사실을 바탕으로 업적과 생애을 살핀 일대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완역 초서체 진중일기」(1권) 「원문 초서체 진중일기」(2권) 「완역·원문 임진장초」(3권)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4권) 「하늘에 맹세하니 강산이 떨고」(5권·명언집) 「원형 거북선과 학익진의 비밀」(6권·군사학 논문). 우석 발행. 1질 36만원.
본심진출도서
한국인의 식생활 백년 평가(명춘옥 등 지음, 신광출판사)
■어린이
한빛문고
우리 현대소설의 명작 가운데서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읽을 수 있는 책들을 골라 새로 편집한 소설 문고본.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권사우 그림), 황순원의 「소나기」(강우현 그림), 김유정의 「봄봄」(한병호 그림), 김동리의 「농구화」(강우현 그림),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권사우 그림) 등. 알려진대로 「봄봄」에서는 순박한 하층민의 해학적인 삶이, 「소나기」에서는 아름다운 문장과 어린시절의 향수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는 교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권력 관계가 잘 그려져 있다. 다림발행. 각 5,500∼6,500원.
본심진출도서
겨레아동문학선집(방정환 등 글, 보리)
자비의 수화교실(방해성 엮음, 불광출판부)
■사진
한옥
한림출판사가 외국인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책. 한국전통가옥의 발달, 전통가옥의 공간배치, 가옥의 세부 자리잡기와 디자인, 전통가구와 조형물, 가구와 실내장식의 배열, 색과 형태, 전총가옥의 내부공간과 디자인의 특성으로 나뉘어 세심하게 설명하고 특히 멋스러운 한옥의 생김을 잘 찍은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출판사에서 나왔던 「Beauty of Korea」에 역시 사진을 찍어 실었던 전문사진작가 서재식씨가 사시사철 한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본심진출도서
내가 걸어온 韓國寫壇(임응식 지음, 눈빛)
한국의 천연기념물(윤무부 등 지음, 교학사)
■예술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 중국회화사 삼천년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은 진경산수화를 만든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금강산 그림들을 해설과 함께 소개한 책. 영평 화적연, 철원 삼부연을 거쳐 금성 피금정을 지나고 단발령에 올라,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바라본 다음 장안사를 거쳐 내금강을 살피고 안문재를 넘어 외금강, 해금강을 보고 관동팔경에 오르는 순서로 바로 겸재의 사생답사 길이다. 겸재의 그림 61점말고도 그의 서첩과 김홍도, 심사성, 장지성의 그림도 함게 있다. 간송미술관 최완수 실장은 그림과 더불어 당시의 시대와 문화 모습을 자세히 설명했다. 대원사 발행. 1만 5,000원.
도도한 중국 미술의 흐름을 한 권에 모은 「중국 회화사 삼천년」은 미국 예일대 출판부와 중국 대외출판집단이 함께 기획해 만든 역작이다. 서울대 미대 정형민 교수가 국내에는 처음 번역해 냈다. 4·6배판 크기에 400쪽, 담긴 그림만 325점에 이른다. 서구학자와 중국학자의 시각이 조화를 이루고 지금까지 중국미술사 연구가 닿은 가장 새로운 성과를 망라한 책이다. 학술논문 수준의 정보를 되도록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 것도 이 책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학고재 발행. 10만원.
본심진출도서
韓國美의 照明(조요한 지음, 열화당)
한국미술의 자생성(간행위 엮음, 한길사)
■장정
우리 책의 장정과 장정가들
1880년대 개화기부터 50년대 한국전쟁 시기까지 우리 책 장정의 역사를 소개했다. 1883년 납활자를 이용한 신식 활판 인쇄술이 도입된 이래 한국전쟁이 끝난 53년까지, 근대 출판 70년 동안에 장정이 어떻게, 또 어떤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게 이해할 수 있다. 전통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표지에다 특별한 판형으로 제작한 이 책 자체가 요즘 장정의 미를 한껏 보여준다. 박대현씨는 서울에서 20년 가까이 호산방이라는 고서점을 운영하다 최근 강원 영월에 책 박물관을 냈다. 열화당 발행. 2만원.
본심진출도서
명가명주(박록담 지음, 효일문화사)
Spirit of The Mountains(데이비드 메이슨 지음, 한림출판사)
■제작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우리 음식 백 가지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는 공직에 오래 있다 은퇴한 이상희(李相熙·66)전 내무부장관이 꽃을 통해 우리 문화를 살핀 책. 10년의 준비를 거쳐 만든 3권의 이 책에는 우리 민족이 느끼는 꽃의 상징적 의미와 미의식, 꽃에 얽힌 설화와 일화, 대표적인 우리 꽃 14종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살펴 볼 수 있다. 꽃을 매개로 한 한국문화사로 읽을 수 있다. 국내 고서와 중국과 일본의 책을 포함해 관련 서적만 2,000권 정도, 사진 자료도 5,000여 장을 구해 그 가운데 골라 실은 정성이 깃든 책이다. 넥서스 발행. 1질 9만원.
중요무형문화재인 조선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 황혜성씨와 두 딸 한복려·복진씨가 전통음식문화를 한데 모은 책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 가지」. 문헌에 바탕해 우리 전통음식의 유래와 맛의 비결, 조리법 등을 모두 7부로 나눠 다뤘다. 밥, 죽, 면과 탕, 국, 찌개, 떡, 과자, 음료와 저장음식, 육류찬, 어류찬, 채소찬을 소개하고 부록으로 한국음식의 종류와 양념, 식사예법, 상차림, 부엌세간, 의례음식, 향토음식, 명절음식, 시식, 궁중음식을 정리했다. 현암사 발행. 2권 각 2만원.
본심진출도서
한국의 해녀(김영돈 지음, 민속원)
한국약용버섯도감(박완희 등 지음, 교학사)
■CD롬책
브리태니커 CD 2000
세계적인 백과사전의 대명사 「브리태니커 세계대백과」의 밀레니엄 판. 원고지 50만장 분량의 백과사전 27권과 세계연감 4권 등 모두 31권의 방대한 분량을 CD롬에 담았다. 국내·외 석학들이 함께 작업했고 세계 여러 나라의 자료와 통계가 풍부하다. CD롬 구입과 함께 「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회원에 등록할 수 있어 언제라도 추가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 동시 검색이 가능하고 통계자료로 도표와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한국브리태니커 발행. 9만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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