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사실상 합당 반대를 의미하는 김종필 총리의 LA 발언에 당혹스런 표정이다. 합당이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퍼지고 있다. 『김총리의 심기를 헤아리지 않고 너무 「진도」가 나갔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총리의 발언 때문만은 아니지만, 휴일인 19일 한광옥 비서실장과 남궁진 정무수석이 출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청와대는 김총리 발언의 부정적 측면을 인식하면서도 합당의 불씨를 살리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김총리가 귀국, 김대중 대통령과 만날 때까지는 어떤 예단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궁진 정무수석 등은 『정확한 얘기를 직접 듣지 않고서 뭐라 말하는 것은 경솔하다』며 『김총리가 자신이 출국하기 전의 상황을 일단 정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총리가 남미 출국후 합당문제가 부각되고 자민련내에서 서명작업까지 진행되자, 『합당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더 나아가 『안정세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합당으로 가야 한다』면서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총리가 아직도 합당게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기대일뿐 김총리 발언의 진의를 이리저리 체크해 본 청와대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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