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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선] 합당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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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선] 합당 해프닝

입력
1999.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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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에서 환골탈태하는 신당과 자민련의 합당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공동여당의 합당은 『연내에 합당문제를 결론짓겠다』는 김대중대통령의 언급이 있은 뒤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19일 김종필총리의 LA 발언으로 급격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추세다. 김총리는 『자민련이 독자적으로 가는 게 순리』라면서 『합당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의 LA 발언은 평소와 달리 또렷했다.■공동여당의 합당 여부는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사였지만 누구도 그 향배를 가늠하지 못했다. 오직 두 사람, 양당의 오너인 김대통령과 김총리의 의중에 달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없이 오락가락하던 합당 관련 예측은 그때그때 두 사람의 말을 토대로 정치권이 적절히 해석한 것일 뿐 「진실」은 아니었던 셈이다. 지금까지의 합당문제는 그저 김대통령과 김총리, 두 정치9단이 선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가벼운 해프닝쯤으로 치부될 처지다.

■김총리가 합당불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시종 합당 가능성이 점쳐진 까닭은 내각제 개헌 유보결정 때의 그의 행보를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탓이다. 그가 합당불가의 단호한 태도를 보인 뒤 남미순방에 나섰으나, 한 측근 입에서 『신당 일부에서 김총리가 총재를 맡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과연 합당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자 일각에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총리가 신당 총재직을 놓고 여권의 의중을 떠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JP가 합당불가쪽으로 쐐기를 박았지만 합당의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여전히 많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말한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뜻이다.

/조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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