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당선 2주년을 맞아 19일 밤 1시간여동안 KBS와 특별대담을 갖고 최근의 심경과 각오 등을 피력했다.「거실에서 만난 대통령」이란 이 프로에는 홍성규(洪性奎)KBS보도국장, 소설가 김주영(金周榮)씨, 신경정신과의사 이나미(李那美)씨 등이 대담자로 참여했다._요즘 정말 복잡한 일도 많고 힘든 일도 많은데 잠은 잘 주무십니까.
『잠은 그저 자는데 여러가지 고민이나 걱정은 많습니다』
_요즘 언론 보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취임초에 비해서 지지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보도도 있고 그래서 안타까운 심정도 드실 것같은데요.
『내 지지도보다는 생각하지도 않은 일들을 가지고 자꾸 국민들을 걱정시키는 것을 보면 한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_옷로비 사건에서는 거짓말을 자꾸 덧씌우고 심지어 대통령에게까지 거짓보고가 되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만일 거짓 보고를 했다면 참 큰일입니다. 수사중이니까 곧 밝혀질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생명의 비리, 구속 수사 방침, 퇴출시켜서 새로이 살려나가야 한다는 큰 줄거리는 전부 보고됐고 내 승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무슨 날짜 를 조작하고, 그런 거짓말은 사실 몰랐습니다』
_신문에는 대통령의 영이 서지 않는다는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단호하게, 화끈하게 해야 한다……. 그 화끈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습니까.진정한 강력한 정부는 국민에게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지금 언론자유가 얼마나 만발해 있습니까』
-IMF졸업과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옷로비사건 등 스캔들과 정쟁으로 손해보는 기분을 느낍니까.
『그런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걱정시키고 있는 마당에 외교를, 경제를 잘했다고 내세울 면목은 없습니다. 아무리 외교를 잘 했다 하더라도 옷로비 사건은 있어서는 안됩니다. 부족한 점과 잘못된 점은 철저히 밝혀서 처벌할 것은 처벌하고, 정치는 개혁을 해서 안정속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취임초 1년반내에 외환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었는데.
『6·25후 최대 국난을 맞은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을 벌여 뭔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경제 원리에 의한 철저한 개혁을 했기에 IMF 등이 우리를 도왔습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IMF이전 수준으로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21세기에는 지식기반의 새로운 경제체제로 들어가는데 우리가 그것을 못따라간다면 현 경제회복은 의미가 없습니다』
-대통령 혼자 다하다가 생기는 부작용은 없습니까.
『혼자 했다면 서해교전이나 기업 구조조정 등을 어떻게 했겠습니까. 그러나 모든 분야에 대통령의 눈이 가야 합니다. 대통령중심제에선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책임과 의무는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재벌개혁도 제가 중심을 잡고 했습니다. 큰 정책적 방향은 대통령이 쥐고 나아가야 합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분들이 오히려 대통령을 더 어렵게 하는 것 같은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입니다. 저를 위한다는 사람이 오히려 위한 것이 아닌 결과를 보면 참 어이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언제쯤 윗목도 따끈따끈해질 것인지 직관력 같은 것을 가지고 계십니까.
『지금 방 가운데까지는 훈기가 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통계를 보면 IMF전에 우리나라 중산층이 약 40%였는데 금년 연말로 다시 40%정도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민층을 보면 윗목쪽은 아직도 훈기가 제대로 안간 것이 사실입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민들에게 훈기가 가는 시대가 옵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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