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용 주변기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이레전자산업㈜ 정문식(鄭文植·37)사장은 5평짜리 전선 임가공 업체를 매출 6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운 「벤처 신화」의 주역.이레산업이 만드는 담배갑 크기의 초소형 무선전화기는 IBM과 벨사에 750만달러나 수출되고, 국내 전자업체에 한해 250억원씩 납품하는 급속충전기는 휴대폰 사용자의 여행용 필수품이 됐다. 『시장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오히려 불황 때 치고 나가는 「역(逆)발상」이 주효했죠. 95년 구로공단에 휴대폰 기기 공장을 세웠는데 그때부터 국내에 휴대폰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숨을 헐떡이던 외환위기에 그는 오히려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놨다. 통신 쪽으로 사업방향을 맞춰 매출이 IMF사태 이전보다 3배나 뛰었다.
『10년동안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올라왔습니다. 하루 아침에 일확천금을 버는 것 만이 벤처는 아니죠』 친구들이 대학캠퍼스에서 청춘을 보낼때 그는 특전하사관으로 5년동안 복무하고 제대한 뒤 부인과 함께 하청에 재하청을 거듭하는 임가공업체를 차렸다. 보증금 1,000만원도 친구에게 빌릴 정도로 맨 손이었다. 전선 임가공업이 값싼 중국제품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정 사장은 통신기기쪽으로 눈을 돌렸다. 『충전기와 무선 사오정 전화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5평짜리 공장이 지금은 1500평으로 커지고, 종업원은 140명으로 늘었다.
정 사장은 내년에 16화면 분할기와 화상전화기를 내놓아 통신장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감시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화면분할기는 16개의 감시카메라를 하나의 모니터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획기적 기술.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정 사장은 『사업의 완급조절과 시장흐름 예측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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