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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화랑남매'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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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화랑남매' 탄생

입력
1999.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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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가 육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서 수석과 차석을 차지했다.19일 육사에 따르면 2000학년도 육사 신입생 모집(60기)에서 이준실(李儁悉·20·제주 서귀포여고 졸)양과 동생 준영(浚榮·18·서귀고3)군이 나란히 전체수석과 차석으로 선발됐다. 45년 육사 개교후 남매가 1,2등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사관학교를 포함 대학 입시에서 남매가 나란히 전체 1,2등을 차지한 것도 처음으로 알려졌다. 육사가 여학생을 뽑기는 올해가 3번째이고 지난해에도 여학생이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문과에 지원한 준실양은 내신 1등급과 수능점수 383.7점으로 전체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두살 아래인 준영군도 내신 1등급에 수능 381.5점으로 이과수석겸 전체 차석을 차지했다. 이번 육사 입시 경쟁률은 남자 11.8대 1, 여자는 21.6대 1이었다.

제주 남제주군 남원읍 신례리에서 과수원 일을 하는 이재권(李載權·44)씨의 맏딸인 준실양은 『재수할 때 이미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굳혔고, 아버지로부터「너를 여성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키워왔다」는 말씀을 듣고 자라온 것이 영향이 컸다』고 수석합격의 소감을 밝혔다.

차석을 차지한 준영군은 『진정한 땀과 승리의 의미를 알고 지덕체를 겸비한 젊은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곳이 육사라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들 남매가 경제적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는 부모님을 오히려 위로할 정도로 착해 주위의 칭찬도 독차지했다』고 말했다. 서귀고 장상우교사는 『준실이와 준영이는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모범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며 『이들 남매는 어릴 때부터 쌍둥이처럼 다정했다』고 칭찬했다. 장교사는 이어 『과수원 관리사에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남매가 선택한 새출발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어머니 안애자씨는 이날 남매의 합격소식을 듣고 『아직 육사로부터 공식 합격통보를 받지 못해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남매는 주변의 찬사마저 부담스러운 듯, 집을 비운 책상위에는 축하의 꽃다발이 기쁨을 대신했다.

한편 20일 발표되는 2000학년도 육사 신입생 최종합격자 275명(여학생 25명 포함) 중에는 현재 육사2학년에 재학중인 권성이(여)생도의 친동생인 성미(聖美·18·경북과학고 출신)양이 합격, 자매 육사생도의 영광을 안게 됐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제주=김재하기자

jaeha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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