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닥시장이 19.38포인트 하락하며 대폭락했다. 낙폭은 96년 7월 개장이래 최대치로 3일 연속 무려 32포인트가 빠졌다. 이날 시장은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각 종목마다 코스닥 탈출러시가 일어났다. 매수없이 하한가 매도만 쌓이는 종목이 속출했다. 호가폭주로 인해 주요 종목들이 체결지연은 물론 1시간 이상 시세확인 조차 안되 장님투매를 불렀다.공포심리는 인터넷 관련주가 가장 컸다. 특히 상징성과 파급력으로 인해 관심의 초점이 된 새롬기술은 무너지는 코스닥 신화를 대변했다. 새롬기술은 하한가 매도잔량이 150만주 이상에 달했으나 거래는 5만주 미만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조정폭이 5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한가 이후 상승에 성공한 다음과 로커스 한국통신프리텔 등 신규등록 종목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왜 떨어지나
나스닥의 상승에도 불구 개장초부터 주도주들이 하한가 매도로 밀리며 분위기는 회복이 힘들다는 쪽으로 얼어붙었다. 시가총액이 커진 새롬기술 한국정보통신 한글과컴퓨터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거래소가 약세를 보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매매체결 지연사태로 무조건 낮게 주문해야 거래된다는 점은 공포감을 더욱 자극했다. 그러나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없이 급등한데 따른 불안감이 큰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조정은 거품빼기와 옥석가리가 병행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내용이 주가를 형성하는 못하는 버블이 시장의 80%에 이른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조정의 끝은
시장은 내주초인 20일 오후부터 선별적인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도주인 인터넷 관련주는 이후에도 추가조정이 예상된다. 현재 장의 버팀목인 신규등록 종목도 「신고식」을 거쳐야 해 일부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테마주는 그동안 횡보해온 실적대비 저평가주에 맞춰지고 있다. 투신 등 기관도 인터넷이 아닌 하드웨어 종목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텔슨전자 휴맥스 등과 배당투자가 가능한 종목이 포함됐다. 신영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펀드매니저들이 이번 조정장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고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부환(吳富煥)대우증권 명동지점장은 『정부의 대책이 코스닥 죽이기가 아니라 발전경로를 설정해주는 장기호재』라며 『수급 등 주변여건이 좋아 조만간 반등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코스닥 폭락 이모저모] "체결지연이 투매 부추겼다"
17일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오전부터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폭락세가 연출되자 투매양상이 빚어지는 등 거의 공황 분위기였다.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이버증권거래를 하고 있는 만큼 증권관련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코스닥시장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한 공생하기 위해 매도주문을 자제해달라고 읍소를 하거나 하한가까지 하락한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매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이번 폭락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코스닥증권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체결지연사태가 주가 폭락사태를 부추겼다고 입을 모았다. 한 투자자는 『최근 코스닥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30분∼1시간 정도의 체결지연은 거의 만성이 돼있는 상태이어서 코스닥시장에 주문을 낼때는 상한가와 하한가로밖에 주문을 낼 수 밖에 없다』며 『이날 하락장이 연출되자 투자자들이 매도주문을 내야하지만 정확한 호가를 알 수 없어 대부분 하한가 주문을 냈을 것이고 이같은 주문양태가 투매를 불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비록 새롬기술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다음과 한국통신프리텔 등 후발선도주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다음주초에 반등시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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