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순방 중인 김종필 총리가 브라질에서 「뜻밖의 선물」을 안고 귀국하게 됐다. 브라질정부가 현지공장 투자약속을 어긴 기아자동차에게 부과하려는 벌과금 등 2억1,000만달러중 일부 탕감약속을 받아낸 것.기아계열사였던 아시아자동차는 96년10월까지 브라질 바이야주(州)에 5억달러규모의 승용차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댓가로 브라질정부로부터 수출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50%(7,800만달러) 면제받았다. 그러나 97년 기아사태와 IMF금융위기로 공장설립이 무산되자 브라질정부는 관세환급분 및 벌과금으로 모두 2억1,000만달러를 추징키로 하고 법적절차를 진행해왔다.
김총리는 17일 페르난도 까드도주 대통령과 단독면담한 자리에서 교류확대 등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조심스럽게 이 문제를 꺼냈다.
김총리는 『기아자동차가 약속을 못지켜 유감』이라며 『그러나 현대자동차에 인수된 기아가 다시 일어서고 있고, 현대도 연산 3만대규모의 밴(van)생산공장을 이곳에 설립하기위해 1억4,000만달러 투자를 계획 중인만큼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까르도주대통령은 즉석에서 『상공장관과 바이야주지사와 상의해 잘 해결하겠다』며 뜻밖에 호의적으로 화답했다.
배석했던 선준영 외교통상부차관은 『까르도주대통령의 발언은 외교적으로 해석할때 협상을 통해 벌과금을 탕감해주겠다는 사실상의 약속』이라며 『문제해결의 물꼬가 트인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출국 당시 「한가한 외유」라는 일부의 따가운 시선에 부담을 느껴왔던 김총리는 망외소득으로 귀국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됐다.
상파울로=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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