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關西)전력㈜이 다카하마(高浜) 원전 4호기용으로 사용하려던 혼합산화물(MOX) 연료의 규격검사 자료가 날조된 것으로 드러나 플루토늄을 경수로의 핵연료로 사용하려는 일본의 「플루서멀」 계획의 연기가 불가피해졌다.통산성 자원에너지청과 간사이전력은 16일 4호기용 MOX 연료 일부의 규격검사 자료가 날조됐다는 영국 제조사의 통보가 있었다고 확인하고 내년 1월로 예정된 「플루서멀」 발전의 연기와 MOX 연료의 반품을 발표했다.
문제의 MOX 연료는 9월 규격검사 자료가 날조된 것으로 드러나 선적이 중단된 다카하마 원전 3호기용과 마찬가지로 영국 브리티시핵연료(BNFL)가 제조했다.
3호기용 MOX 연료의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전면 재검사를 벌였던 일본 당국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바 있어 이번의 자료 날조는 검사능력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10월 도카이무라(東海村) 방사능 누출사고 이후 고조된 일본 사회의 원자력 불신 현상이 한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내년 1월 다카하마 4호기를 시작으로 내년중 4기, 2010년께는 16~18기의 「플루서멀」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미 내년중 실시가 예정됐던 다른 3기의 원전이 BNFL의 자료날조, 도카이무라 방사능 누출 사고 등으로 1년 연기됐다. 따라서 이번 다카하마 4호기의 「플루서멀」 연기로 내년중의 시작은 불가능해졌다.
이번 자료 날조는 9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MOX 연료 분말을 구워 만든 원통형 「펠릿(pellet)」(평균 직경 8㎜, 높이 11㎜)의 규격 검사 과정에서 일어났다.
펠릿은 금속용기에 담겨져 연료봉을 이루는데 운전중의 팽창으로 금속용기를 압박, 최악의 경우 용기 파손에 따른 연료누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규격검사가 엄격하다.
제조과정에서 레이저로 직경을 자동측정하고 제조후 품질검사에서는 1세트(3,000개)에서 200개를 임의 추출, 검사원이 규격 자료를 기록한다. 다카하마 4호기용 MOX연료 가운데 펠릿 100개의 규격자료가 다른 세트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플루서멀]
우라늄대신 플루토늄을 경수로의 핵연료로 이용하는 발전 방식이지만 실제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핵연료로 사용한다. 「열중성자(Thermal Neutron)로(爐)」인 경수로의 연료로 플루토늄을 사용한다는 영어의 「Plutonium Thermal Use」를 줄인 말이다.
일본은 원래 사용후 핵연료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활용,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기 위해 고속증식로(FBR)와 신형전환로(ATR)의 개발을 서둘러왔다. 그러나 FBR 원형로인 「몬주(文殊)」가 95년말 나트륨 누출사고, ATR 원형로인 「후겐(普賢)」이 지난 3월 냉각수 누출사고를 일으켜 운전이 중단되는 등 난관에 부닥쳤다. 「플루서멀」은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