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폭락과 개인투자자들의 투매양상이 외국인과 기관의 코스닥 시장진입에 길을 터주고 있다.그간 이들은 매물이 없어 투자기회를 갖지 못하는 이른바 「개미 장벽」으로 군침만 삼켜온 게 사실. 하지만 외국인은 17일 폭락장세로 개인들의 매물이 넘쳐나면서 하한가 무더기 매수, 160억원(잠정)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이틀동안 외국인이 대량 매수한 대표적인 종목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매물없이 상한가 행진을 해온 다음은 16일 40만주 이상의 첫 매물이 나오자마자 외국인이 16만주 이상을 사들인 데 이어 17일 오전에만도 1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터보테크도 ING베어링사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연이틀 매수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이 눈독을 들인 종목은 이 외에도 핸디소프트, 기술투자, 한국정보통신, 씨엔아이, 프로칩스, 가산전자 등 핵심종목군. 한글과 컴퓨터 텔슨전자 등 일부 종목은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성 교체매물도 나왔다.
10월이후 순매도세를 보였던 기관은 이달 들어 4,500억대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6일 235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17일에도 매수강도를 높였다.
한편 증시전문가들은 일제히 개인들의 투매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대우증권 조사부 최용구부장은 『본격적인 진입기회를 보던 외국인과 기관입장에서는 이번 폭락장이 이상적인 타이밍인 셈』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윤삼위선임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단기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성급한 추격매도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사이트 등에도 개인들의 투매자제 호소가 봇물을 이루기도 했다. 한 투자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밀려들기 시작하면 선제권을 빼앗겨 코스닥마저 내주게 될 것』이라며 비분강개하기도 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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