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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의 발라드는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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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의 발라드는 어떤 느낌일까

입력
1999.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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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보기에 조성모나 유승준 두 솔로 가수는 비슷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조성모가 부드럽고, 성실한, 옆에 두고 싶은 동생같은 친근한 이미지 때문에 팬들이 좋아한다면, 유승준은 좀 색깔이 다르다.『멋지다』 이런 분위기가 강하다. 트레이닝으로 잘 다듬어진 몸매, 반항적인 눈매, 강렬한 비트의 힙합 스타일의 댄스곡. 이런 요소는 조성모 신드롬과는 반대 방향에 서 있다. 조성모가 여성 취향, 세대를 뛰어넘는 폭넓은 친화력이 강점이라면, 유승준은 세대의 폭은 적지만 좀 더 강렬한 이미지이다.

그러나 유승준도 조성모가 만들어 놓은 강렬한 발라드의 풍향을 인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번 4집 「오버 앤 오버(Over And Over)」는 이전의 음반보다 발라드 비율이 조금 더 높아졌다.

사실 유승준의 카리스마는 강렬한 댄스를 통해 이뤄졌었다. 97년 발표한 1집 「웨스트 사이드(West Side)」의 「가위」, 2집 「포 세일(For Sale)」에서 「나나나」로 보여 주었던 청소년의 강렬한 일탈 욕구를 댄스곡을 통해 표현했다. 1집 「사랑해 누나」에서 보여주었던 연상의 여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은 「나나나」의 뮤직비디오에서는 교사인 최지우를 향한 반항아적 애정으로 표현됐다. 지난 봄에 발매된 「나우 오어 너버(Now Or Never)」의 「열정」 에선 시원하게 깎아버린 삭발 스타일의 헤어 스타일이 다시금 청소년들의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댄스곡을 통해 인기를 얻은 스타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한 것은 또 하나의 마케팅의 승리이다. 「미국에서 살다온 춤 잘 추는 교포 가수」라는 그의 성장배경이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퇴폐」의 이미지가 그에게는 없다. 보건사회부의 금연홍보대사로 활동하는 한편 몸은 운동으로, 정신은 기독교 신앙으로 감쌌다. 이정도가 되면 그에게 「교포 가수」의 퇴페적 잣대를 들이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노래할 땐 강렬하지만 평소 이야기할 때는 더 순진해 보이는 인상까지. 이런 점은 조성모의 성취와도 비슷하다.

4집을 발라드 중심으로 꾸몄다지만 유승준의 발라드는 조금 다르다.

발라드 곡중 가장 주목할만한 「메모리」는 영화 테마곡인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아더스 테마(Arthur's Theme)」를 변주한 곡으로 원곡이 가지는 서정적 선율과 힙합 분위기의 유승준 보컬이 잘 어우러진 곡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후 잊지 못하는 애처로운 심경을 노래했다.

유승준이 가사를 쓴 곡도 세 곡. 방황하던 10대 시절의 자신을 위해 묵묵히 기도하던 어머니를 노래한 「소중한 사랑」, 수험생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격려의 노래인 「꿈을 위해」, 「늘 함께 하자던 그말은 거짓이었어/넌 나를 버렸어/그 이유에 나는 울었어」라며 자신의 안타까운 첫사랑을 기억한 「WHY?」는 모두 유승준의 지나간 삶을 엿볼 수 있는 노래들.

유승준의 개성이 가장 잘 엿보이는 곡은 물론 댄스곡인 「飛展(VISION)」. 2000년에 어울릴 법한 제목으로 「아닐거라 말해도 눈감지는 말아/네꿈을 찾을 테니까/숫자만 하나씩 밀려가는/어제와 똑같은 지친 아침을 생각없이 체념한 듯이/맞이하고 있니?」이렇게 질문을 해대며 「커다란 날개를 달고 다시 태어나/허무하게 남겨진 어제를 벗어나/높이 날고 싶다면 작은 망설임은 걷어 차버려」 이렇게 10대들처럼, 감각적으로 새로운 일상을 촉구하는 가사이다. 이현도 작사, 작곡의 노래로 차분한 인트로에 이어지는 노래는 「듀스」 전성기 시절의 세련된 리듬처럼 감각적이다. 이전 노래에 비해 크게 변신한 흔적이 엿보이지는 않지만 흑인 리듬의 세련된 노래와 능란한 랩이 역시 스타 가수의 예비 히트곡답다. 유승준은 워너뮤직의 주선으로 내년 5월경 미 가수 마돈나와 듀엣곡을 부를 예정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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