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원대 인터넷주소(도메인)를 보유한 인터넷기업이 뜬다.다음달 설립되는 「용의 제국」대표 황의석(34·사진)씨. 96년 국내기업들의 인터넷주소를 선점했다가 한국일보에 기탁해 「사이버 봉이 김선달」로 불렸던 그가 갖고 있는 인터넷주소는 약 200개. 중국의 베이징(peking.com)을 비롯해 33개 성과 주요 도시명을 모두 인터넷주소로 등록해 놓았다.
이 사실을 안 중국 기업들이 바짝 달아 있다. 지명으로 된 인터넷주소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홍콩의 투자조합에서 황씨가 보유한 인터넷주소를 1억달러(1,200억원)에 사겠다는 제안을 했다. 또 해태음료 인수의사를 비쳤던 대만의 클레오넷필드라는 투자업체에서 1,000억원을 투자할테니 지분의 70%를 달라는 제의도 했다.
황씨는 중국에서 본격 인터넷사업을 시작하면 15억명의 인구를 상대로 최소한 매년 1조원의 매출은 가능하다는 계산에서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이달말 중국을 방문, 정부각료들을 만날 예정이다. 황씨가 중국정부에 제의할 내용은 중국지명 포털사이트 운영을 위한 사업권을 달라는 것. 협상이 타결되면 우선 내년에 중국현지법인을 출범시키고 나아가 중국의 최대 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인 사이나, 소후, 넷티즈 등을 차례로 인수할 계획이다. 황씨는 『차이나컴, 아시아온라인을 비롯해 홍콩의 유력인터넷기업들과 투자업체들이 투자를 할 예정이어서 사업시작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孫正義)회장과도 연계사업을 의논하기 위해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씨가 처음 사업구상을 한 것은 95년. 당시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동안 수천만원을 들여 중국지명을 인터넷주소로 등록해 놓았다. 중국 뿐만 아니라 아키하바라(akihabara.com), 다케시마(takeshima.com, 독도의 일본식 표기) 등 일본 지명들과 김치(kimchi.com), 독도(tokdo.com), 부산(pusan.com) 등 국내 상징물이나 지명주소도 상당수 갖고 있다. 현재는 용의 제국 설립을 준비하기 위한 아시안시티웹(www.asiancityweb.com)이라는 창업준비사무실을 서울 충무로에 운영하고 있는 황씨는 『중국시장을 잡으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최고의 인터넷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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