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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여당, 대통령 출당

입력
1999.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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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독립이후 종교·인종 갈등으로 인한 쿠데타와 내전이 계속돼온 수단의 정정이 또다시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수단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은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12일 의회를 해산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한데 대한 책임을 물어 14일 그를 당에서 축출했다고 발표했다.

바시르 대통령의 정적인 하산 알-투라비 국회의장이 이끌고 있는 국민회의당은 13일 오후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대통령 출당이 결정됐다고 밝히고 의회 해산과 비상사태 선포는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바시르 대통령은 투라비 국회 의장과의 권력투쟁이 심화되자 12일 전격적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비상사태를 선포, 양자간의 불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바시르 대통령은 혼란 사태를 종식시키고 국가 권위를 회복시키며 지도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긴급조치들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시르 대통령과 함께 89년 사데그 알-마흐디 대통령이 이끌던 민선정부를 축출한 투라비 의장은 13일 집권당에 대해 『바시르 대통령이 취한 긴급조치는 헌법이 보장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리스마적인 이슬람 지도자인 투라비 의장은 『집권당이 모든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긴급조치에 대항할 것이며 실패하는 경우 민중세력에 호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수석장관격인 무스타파 오스만 이스마일 외무장관이 대통령의 긴급조치에 항의해 사임하고 일부 각료가 이에 동조할 것으로 보여 수단의 내각 자체가 혼란사태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로써 바시르 대통령과 투라비 의장간의 권력 투쟁으로 야기된 수단의 정치 위기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의회가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기 위해 투라비 의장의 지도 아래 총리직을 신설, 의회 보고를 의무화하고 주지사를 직선토록 하는 헌법 개정을 시도함에 따라 촉발됐다.

바시르 대통령은 89년 현역 준장 신분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뒤 모든 정당들을 불법화, 투라비 의장을 추종하는 야당세력과 갈등을 겪어왔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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