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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리는 90년대] 인터넷과 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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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리는 90년대] 인터넷과 신경제

입력
1999.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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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철도가 그려진 지도에서 거리의 제약을 받았다. 그러나 전자상거래가 창출하는 지도에서 거리는 문제가 되지않는다. 새 지도에는 단일경제와 단일시장만이 존재한다. 이제 경쟁은 지역을 초월에서 이뤄진다』미국의 석학 피터 드러커의 단언처럼 세계는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견고한 국경을 와해시킨 것은 미국의 달러도, 총과 칼도 아니었다.

다름 아니라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한 인터넷이었다. 인터넷은 이제 단순한 정보교류의 장이 아니라 온갖 상거래가 이뤄지는 하나의 거대 시장이다.

소비자는 인터넷상의 가상 쇼핑몰을 통해 전세계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영업과 소비, 광고도 국경과 시간을 초월해 이뤄진다. 때문에 인터넷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최대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1년 12월 5일. 유럽 입자물리연구소의 팀 버너스_리는 월드 와이드 웹(WWW)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종전의 문자자료뿐만 아니라 음악 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이 기술은 인터넷 대중화의 계기였다.

60년대 미 국방부의 비상 네트워크인 「알파넷」으로 출발한 인터넷은 이후 93년 「네스케이프」「익스플로러」 등 웹접속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억명을 넘어선 인터넷 인구는 2001년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규모는 98년 504억달러에서 2003년 1조2,173억달러에 이른다는게 미 조사기관 IDC의 전망이다.

일부에선 이무렵 전자상거래 규모가 전체 상거래의 8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버너스_리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인터넷은 지금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파급력 역시 예측 불허다.

인터넷 혁명의 최대 수혜자는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는 미국 경제다. 미국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91년 3월 경기저점을 통과한뒤 올 3·4분기에도 4.8% 성장하는 등 10년 가까이 확장국면을 지속, 종전 최장 호황기록(61~69년의 106개월)을 내년 1월이면 깨게 된다. 이는 통상 5~6년 단위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는 「경기순환론」마저 무색하게 만들어 미국의 신(新)경제를 설명하기위한 새로운 이론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 경제 호황의 배경에는 유연한 노동시장과 성숙된 금융시장, 이익 극대화를 향한 주주의 끊임없는 압력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핵심은 「E 산업」이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인터넷에 토대를 둔 지식기반산업 육성에 매달리고 있다.

세계 1차 산업혁명을 이끈 영국의 경우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전자상거래 장관직을 신설했다. 이는 2002년말까지 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토니 블레어의 야심과 맞닿아 있다. 곧 글로벌 지식기반경제를 창출해 내는 제2의 산업혁명에서 승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존 챔버스 미국 시스코 사장은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벽을 없애고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세계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의 세계화를 실현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준비기간을 거친 인터넷은 뉴밀레니엄을 계기로 새로운 진화를 향하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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