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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당장 뭐가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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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당장 뭐가 달라지나

입력
1999.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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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환란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는 지금 소비의 즐거움에 다시 빠져 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저 살기위해 사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종내는 집안의 아기가 누구의 씨인 줄도 모르는 상황이 닥치는 건 아닐까? 극단 동숭무대의 「쥐」는 최악의 최악에 대한 연극이다.강물 범람으로 시작된 재앙은 바닷물의 역류로까지 이어진다. 악취 나는 강에는 쥐가 새까맣게 모여든다. 산동네만이 비교적 온전히 남은 곳. 거기서 최소한의 장비로 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어떤 가족 이야기다. 아이를 찾아 달라는 사람이 오면 방송해 주는 이들은 그러나 밤만 되면 식인종으로 돌변, 하룻밤 신세지려 찾아 온 사람을 잡아 먹는다.

너무 암울하지 않은가? 작·연출자 박근형씨는 『세기말입네, 새 천년입네, 너무 들떠있는 사회 분위기에서 희망마저 결핍된 최악의 상황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새 천년이 와도 우리 생활이 당장 달라지는 게 뭐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청춘예찬」 등 소외된 삶을 독특한 어법으로 나타낸 그의 15번째 작품이다.

극단적 줄거리지만, 무대는 오히려 경캐하다. 「꼬아서 보는 장난기」로 요약되는 박씨의 날렵한 언어 감각을 다시 확인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엄효섭 김지아 천청하 등 출연. 23~2,000년 1월 9일 혜화동 1번지, 월~목 오후 7시, 금~일 오후 4시 7시. (02)763_6238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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