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합당여부의 연내 결론」 언급에는 합당 추진의 속도를 높이려는 의지가 배어있다. 정치일정상 합당문제를 내년으로 이월, 지지부진한 논의에 얽매일 여유가 없다는 의미이다.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의 6일 총리공관 회동에서 「JP의 1월 중순 당복귀」가 합의됐을 때만해도 합당논의의 시한은 1월 중순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선거대비와 공직사퇴시한(2월13일)을 고려하면 내년 2월초에는 공천이 마무리 돼야 하는데, 1월중에도 합당논의가 계속돼서는 이 일정을 맞출 수 없다는 지적이 여권내에서 제기됐다. 아울러 여권은 국민회의 자민련 신당이 한꺼번에 통합하는 게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합당문제의 결론을 신속히 내려야 하는 필요성이 새삼 커진 것이다.
물론 김대통령은 명시적으로 『합당을 해야 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김대통령의 언급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합당할지, 안할지를 연내에 매듭짓자는 것이다. 하지만 합당이 대세인 여권내 흐름을 보면, 김대통령의 언급은 「합당쪽으로 가되 빨리 결론내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이는 김총리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의 측면도 있다. 내각제문제가 유보로 결론나는 과정에서 그랬듯이 김대통령은 언론등 간접 경로를 통해 조속한 합당추진 의사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DJP가 합당하기로 이미 결론을 내놓고 서서히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한다. 박태준총재가 「JP가 합당으로 80%기울었다」고 말했고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권한대행이 「연내 합당문제 매듭」을 강조한 것도 사전합의설의 방증으로 제시된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인사들은 『DJP의 사전합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론이 어떻게 날지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돌다리도 두드리는 스타일의 김대통령이 「연내 매듭」을 던진 데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많다. 김대통령이「연내 매듭」메시지를 남미에 있는 김총리에게 던진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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