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동네 북처럼 사방에서 욕을 먹고 있다. 국회의원의 값이 영 ×값이다. 그럴만도 하다. 요즈음 여의도 의사당에서는 도대체 되는 것이 없다. 법안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의원들은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다. 툭하면 자리를 비워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한다. 어느날 본회의장에 앉은 의원이 50명이었다는데, 나머지 249명은 어디로 간 것일까.■그래선지 의원들이 할 일은 안하고 아까운 세금만 축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의원들이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얼마를 뜯어 가길래 그런 비난이 쏟아지는 걸까. 의원은 매달 본봉 225만원에 각종 수당과 보너스를 합쳐 연간 6,892만원을 받는다. 의원 모두를 합쳐봐야 연 206억원 규모로, 이 정도라면 국민세금이 아깝다고 할 것은 못된다.
■그러나 이것은 약과다. 실상은 의원 1명을 위해 연 2억7,860만원이 들어가야 한다. 의원에게는 4, 5, 6, 7, 9급의 보좌관과 비서가 딸려있다. 이들 5명에게 급여로 연 1억2,570만원이 들어간다.(4급 3,800만원, 5급 3,100만원, 6급 2,270만원, 7급 1,900만원, 9급 1,500만원) 여기에 매달 의정보고 자료지원비 차량유지비등 700만원의 보조가 더 있다. 의원들에게 무려 8,330억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놀고 먹는 사람들」을 위해 이 많은 돈이 들어 간다니 정말 놀랄 일이다. 의원들은 그럼에도 내년 세비를 무려 14.3% 인상하고 4급 보좌관 신설을 위해 별도예산 126억원을 책정해 놓고있다.
■여의도 의사당의 효율, 국회의 생산성을 계산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세금 + 알파, 국정의 발목을 잡는 비생산성을 계산한다면 국회의원들은 연간 조 단위의 국고를 낭비하는지도 모른다. 여의도 의사당이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는 국민의 호주머니, 돈에도 있는 것이다. 뉴 밀레니엄이 코 앞에 닥쳐 왔으니, 한번쯤 돈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대오각성 해보는 것은 어떨지. 돈으로 치자면 의원의 값은 결코 ×값은 아니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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