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아들 손에 쇠고랑을 채우려고 하겠습니까』서울과 경기도에 고등학교등을 운영하는 모사학재단의 이사장 A(83)씨는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아 고개를 떨궜다. 젊은시절 뼈를 깎는 노력끝에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A씨는 쉰이 넘어 얻은 막내아들 B(32)씨를 애지중지하며 키웠고 한국에서 제대로 공부할 형편이 안되자 일찌감치 해외유학을 보내기까지 했다.
「오렌지족」 기질이 다분했던 아들 B씨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철이 들지 않았다. 재단 기획실장 겸 상근이사 자리에 앉혀 놓았지만 업무는 뒷전이었고 재단 직원들과의 폭행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보다못해 몇차례 아들을 꾸짖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러던 아들이 이번에는 80대인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엔 B씨가 재단 사무실에서 아버지 A씨의 얼굴에 유리컵을 던지는 바람에 전치 2주의 치료를 받아야했다. 올해 1월에는 방만한 재단운영을 나무라던 A씨에게 아들이 또다시 폭력을 행사했고 병원에 실려간 A씨는 또 2주진단을 받아야했다.
결국 A씨는 절차를 밟아 B씨를 재단에서 손떼게 하고 외국유학에서 돌아온 큰아들을 그 자리에 앉혔다. 그러자 막내아들의 행패는 더욱 심해졌다. 툭하면 전화를 걸어 입에 담지못할 욕설을 퍼부었고 술을 먹고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보다못한 A씨는 그동안의 병원 진단기록과 전화녹취록 등을 첨부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B씨를 존속상해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에서 A씨는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내가 잘못 키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B씨는 경찰에서 『아버지와 어머니,형이 공모해 나에게 재산을 나눠주지 않기 위해 벌이는 쇼』라며 폭행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B씨의 존속상해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고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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