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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이야기] 주마 명함은 상류층 신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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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이야기] 주마 명함은 상류층 신분증

입력
1999.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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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등 경마선진국에서만 통용되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어느새 선진국의 패턴을 밟아가고 있다. 지난 10월 신규마주 60명을 모집하는데 160여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3대1. 수치상으로는 그리 높지 않지만 속내는 겉보기와 다르다.지원자 모두가 쟁쟁한 사회저명인사 혹은 지도층인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외의 로비도 상당했다.

왜 말을 사는가. 말은 소, 돼지보다 비싸 한 마리에 1,000만-2,000만원이나 된다. 93년 마사회가 국내에서 첫 마주를 모집할 때 신청자가 모자랐다.

직원들을 동원해 마주를 애써 모셔오는 경우도 많았다. 마주가 뭔지, 왜 필요한지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경마선진국에서 마주는 하이클래스의 대명사로 통한다. 공식석상이건 호텔, 파티에서건 마주명함을 내밀면 대접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마주클럽인 서울마주협회(회장 지성한)도 비슷하다. 450명인 회원들 면면을 보면 권익현, 권정달, 구천서, 변웅전, 이정무, 이영일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만 10명이 된다.

또 우근민제주지사 등 관료, 정몽구현대자동차회장, 박삼구아시아나회장 등 재벌총수, 박목월씨의 아들인 박동규 서울대교수, 이밖에 변호사 외교관 언론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대부분이다. 프로바둑기사 조훈현, 장수영씨 역시 경마장을 즐겨 찾는 마주. 매달 한번 조찬모임을 갖고 음악 패션 문화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빙, 교양강좌를 열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주클럽이 폐쇄적인 고급사교클럽은 아니다. 원래 개인마주제는 말들간에 자유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마사회가 1,400여마리의 말을 독점적으로 소유, 경마발전을 저해한다는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성한회장은 『개인마주제가 경마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그동안 2, 3년마다 한번씩 마주를 선발했는데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같아 걱정이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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