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숙씨가 공개한 사직동팀 최초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사직동팀 관계자 4명이 최초보고서 유출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옷로비 의혹사건 내사에 참여했던 정모경감, 박모경위 등 4명이 별다른 이유 없이 5일째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이들이 보고서 유출에 적극 개입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출두를 「느긋하게」기다리던 대검 중수부가 10일 정모경감 등 4명을 출국금지 조치한 뒤 지명수배까지 하고 나선 것도 이들이 최초보고서 유출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팀은 그동안 『최초보고서를 사직동팀 최광식총경을 통해 상부에 전달했다』는 사직동팀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박주선 전청와대법무비서관이 보고서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해왔다. 지금까지는 참고인이었던 사직동팀 관계자들도 보고서 유출 혐의 선상에 올랐다는 뜻이다.
이종왕 대검수사기획관은 이날 『사직동팀 관계자들이 검찰에 최초보고서 등 관련 문건을 팩스로 보냈다』는 일부 언론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사직동팀 관계자들이 박전비서관에게 책임을 전가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언론을 이용,「장난」을 쳤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자신들의 입장을 팩스로 「떳떳하게」밝힐 정도면 검찰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수사팀 판단이다. 이들이 뭔가 알고 있는 것을 숨기기 위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말을 맞추는 시간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총경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최초보고서를 박전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한 뒤 막상 박전비서관과의 대질신문에서 이를 부인한 것도 수상쩍게 생각하고 있다. 최총경이 어차피 낙마한 박전비서관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려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태정 전법무장관이 공식계통이 아닌 비선(秘線)조직을 이용, 보고서를 빼내는 과정에서 사직동팀이 적극 개입했을 가능성에도 차츰 무게를 실어가고 있다. 검찰은 또 보고서를 유출한 「제3의 인물」에 의해 압력이나 요청을 받고 박 전비서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을 가능성도 상정해놓고 있다. 물론 검찰이 박전비서관쪽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고 있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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