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자활공동체 「우리마을」이 강화도의 아름다운 산림 속에서 자태를 드러냈다. 22일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단장이 한창인 「우리마을」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근로공동체 겸 직업훈련학교.「우리마을」의 산파는 성공회 서울교구장을 지낸 김성수(金成洙·69·사진) 주교다. 김주교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시가 20억원 상당의 땅 2,000여평을 기증하고, 정부지원금 20억원을 이끌어내 이 공동체를 설립했다.
『정신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성 베드로 학교를 오랫동안 맡았는데, 94년 졸업식때 한 아이가 울면서 계속 학교에 남고 싶어하는 걸 봤습니다. 졸업하면 갈 데가 없는 이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을 위한 공동체를 구상하게 됐지요』 김주교는 「우리마을」 설립을 인생의 마지막 임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마을」은 우선 내년초 18-25세의 경증 정신지체 장애인 66명(30명 기숙, 36명 출퇴근)을 뽑아, 수경재배·콩나물재배·제빵·도자기 등의 기술을 가르치고 「우리마을」이란 자체상표도 달아 생산품 판매도 시도할 계획이다.
솔토스 조병수 건축연구소가 설계를 맡고 엠에이㈜ 가 시공을 맡은 공동체는 연면적 610평 규모에 2인1실의 숙소, 작업실, 음악치료실, 거실, 샤워실 등 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정서적 안정감과 환경친화적 요소를 고려해 건물의 70%를 목조로 꾸몄고, 자연산 돌로 담을 쌓아 마치 산림 속의 별장같은 모습이다. 숙소동은 요람의 형태를 띄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생들의 교육기간은 3-5년. 자활이 가능한 원생들은 몇명씩의 소그룹으로 조직해 사회로 진출시키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세상 속으로 나가는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김주교는 『이들이 계속 안정된 기반 위에서 일을 하고 자기 삶을 찾아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런 복지시설이 계속적으로 생겨나는데 「우리 마을」이 그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복지시설이 계속 늘어나야 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별도의 장애인 공동체가 필요없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화=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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