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 적극적 환율방어에 나서기로 했다.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인간개발연구원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수출경쟁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환율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환율문제와 관련, 『원화 가치가 너무 오르면 수출에 문제있다』면서 『정부는 환율안정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경제당국이 환율안정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환율은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금융기관의 외화대출 대손충당금 적립, 성업공사의 부실외화 채권 매입, 외평채 추가발행 등의 가능한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이같은 환율방어방침과 계속된 시장개입으로 투매심리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날 달러당 1,126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환율은 1,330원 안팎에서 소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우선 현대정유 외자유치분 5억4,000만달러를 산업은행이 직접 매입토록 하는등 연말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해 속속 도입될 대규모 기업 외자유치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장외 직매입하게 할 방침이다. 또 이르면 10일부터 성업공사가 은행 외화부실채권매입을 위해 5억달러 규모의 시장매입을 시작하는 한편, 내주중 외화대손충당금 적립을 개시해 은행권이 최소 10억달러 이상을 사도록 할 계획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유입이 8일부터 급격히 둔화하고 있어 환율급락세는 어느 정도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정부의 환율방어발언에 따른 일시적 심리위축일 뿐 기본적인 수급불균형은 달라진게 없는데다 정부의 개입여력도 한계가 있어 환율하락세는 재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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