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부터 8일간 남북한 불교교류 확대방안 등 논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어떤 책이던가, 북한을 다녀와서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나는 그곳에 대체 어떠한 사람이 살고 있는지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도착한 첫날 그런 의문은 쉽게 풀렸다. 우리와 똑 같은 한민족 동포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눈여겨 보았던 것은 그들이 어떻게, 무엇으로 살아가는 것인가였다.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난 속에서도 체제를 이어나가는 힘이 거기에 있어 보였고, 근현대사 50년의 시각 차이도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초반의 어색함과 경계심을 넘어서자 뜻밖에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특히 남북한의 불교도가 한자리에 만난 것이기에 부처님법이라는 공통점을 십분 활용해 그들과 우리의 동질성을 확인해보고자 노력했고, 많은 격차가 있었지만 우리의 불교와 주체사상에 입각해 해석한다는 그들의 불교에 대하여 향후 지속적인 토론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허리 잘린 지 50년이 지났건만, 북쪽에 생생히 살아있는 불교와 민족문화 유적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음에 무척이나 다행스러웠고, 이질화한 속에서도 우리가 한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직은 도처에 널려있음을 보며 더 늦기 전에 무엇인가를 하여야 함을 절실하게 깨닫고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왔건만, 조국의 반쪽을 방문하여 무엇을 볼 것인가! 우리와 너무 달라진 모습만을 크게 보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인가, 아니면 그 안에 남겨진 소중한 한민족의 자산을 찾아보고 가능성을 모색할 것인가는 분명해졌다. 우리는 언제고 꼭 하나로 합쳐져 통일을 해야 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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