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고서 유출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가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사직동팀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유출 경위의 진상에 바짝 다가섰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배정숙씨가 공개한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이 사직동팀 직원이 작성해 보고한 실제 「최초보고서」라는 결론을 내렸다.검찰은 사직동팀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통해 최초보고서가 전부 사직동팀에서 작성됐다는 진술과 구체적 정황도 확보했다. 검찰 수사가 최초보고서 전달 및 유출 과정에 대한 윤곽을 잡고, 심증을 뒷받침할 만한 진술 또는 물증 확보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검찰은 최초보고서 가운데 두번째 문건인 99년1월18일 날짜가 가필된 「검찰총장부인 관련 유언비어」를 내사 첩보, 첫번째 문건인 1월14일자「조사과 첩보」를 사직동팀의 1월15일자 「일일보고」로 확인했다. 「조사과 첩보」중 연정희씨의 옷 구입 내역과 대금지불 방식을 확인하는 조사가 1월15일에 이뤄진 사실이 「앙드레 김」종업원 임모씨에 의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사과 첩보」의 맨 마지막 부분에 「라스포 의상실 상대 진위여부 확인을 요함」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구체적 입증 자료가 되고 있다. 실제 사직동팀은 1월16일 라스포사를 상대로 첫 조사를 벌였는데 이는 1월15일 「조사과 첩보」의 보고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검찰은 배씨가 공개한 세번째 문건인 「유언비어 조사상황」은 옷로비의혹 사건 내사의 「잠정결론」에 해당하고, 이를 전달받은 김 전장관이 보고서에 날짜를 잘 못 적어놓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사직동팀 내사기록 원본에 편철된 「내사 첩보」는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의 내용을 보고용으로 좀 더 간략히 정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사직동팀이 누구의 지시를 받아 최초보고서를 작성, 누구에게 보고했느냐는 것이다. 사직동팀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상부에서 하라는대로 했다』며 구체적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 법무비서관 소속의 「공직기강팀」에서 맨 처음 첩보가 올라온 점과 사직동팀에서 최초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을 근거로 박주선 법무비서관에게 의혹의 눈길을 두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장관이 사적정보망을 통해 최초보고서를 입수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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