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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범 잡은게 납치범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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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범 잡은게 납치범이라니요"

입력
199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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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을 챙겨 도피한 공동주택의 입주자대표를 붙잡기 위해 인도네시아까지 쫓아간 50대 남자가 현지에서 오히려 납치범으로 몰려 억류된 사실이 8일 밝혀졌다.부산 수영구 망미2동 경동빌라에 살고 있는 윤원희(55)씨는 주민들의 주택융자금 5억여원을 챙겨 인도네시아로 도주한 이 빌라 입주자 대표 백모(44)씨를 추적하다 지난달 5일 현지 경찰에 의해 구속됐다.

주민들은 『윤씨가 자카르타 시내에서 백씨 아들을 만나 시내 커피숍으로 이동하던중 실랑이를 벌이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현지 경찰에 의해 구속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민 대표였던 백씨는 지난 7월 위임장을 들고 은행을 찾아가 주민들의 주택융자금 5억5,000만원을 인출, 인도네시아로 잠적했다. 주민들은 백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부산 연산경찰서에 고소했으나 수사에 진전없자 지난 10월 윤씨가 직접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부인 최군자(55)씨는 『국제전화로 현지 영사관에 진상조사와 석방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며 『옥살이도 억울한데 2만 루피아(한화 4,000여만원 상당)의 보석금까지 준비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짓고 있다.

이에 대해 자카르타 한국영사관 이봉규(50)영사는 『현지 실정법상 납치사건으로 판단될 만한 정황은 있으나 윤씨에게 억울한 측면이 많아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이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현지 언론에도 윤씨의 딱한 사정이 보도된 바 있어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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