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광 홍보전문가」라는 이색 직함을 가진 최춘자(CJ's World 사장)씨에겐 세계가 비좁다. 지구촌 각 국에 흩어진 관광지를 발굴해 한국에 홍보하는 것이 그의 업무. 하나의 여행지에 보다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짜내는 일이다. 세계전도 위에 광활하게 펼쳐진 5대양 6대주 모두가 그의 활동무대다.업계에선 「낸시 최」로 더 잘 알려진 최씨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투어리즘에 PR를 접목시킨 「관광홍보」분야의 개척자. 90년 1월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관광홍보 전문회사 「CJ's World」는 요즘 가만히 앉아 있어도 주요 선진국의 관광청 관계자들이 수소문해서 찾아올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현재까지 대외홍보 업무를 수행한 나라는 오스트리아, 핀란드, 헝가리, 필리핀 등 10여개국. 포르투갈의 대중음악 파두(Fado), 세계적인 악성(樂聖)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빈과 잘츠부르크를 홍보했고, 95년엔 핀란드 랩랜드 지방의 산타클로스 초청행사를 기획해 「핀란드 산타클로스」 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될만한 행사는 96년 「KBS 열린 음악회」 오스트리아 빈 공연. 「일단 마음먹은 것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성격인 그는 94년 열린 음악회가 첫 전파를 타던 무렵부터 「빈 공연」을 착안했다. 음악의 도시 빈에서 열리는 열린 음악회. 한국의 잠재고객들에게 빈을 홍보하는데 이보다 더 훌륭한 이벤트는 없을 것이란 확신이 섰다. 기획안을 만들어 CJ's World의 클라이언트인 빈 시정부와 방송사를 오가며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다. 현실적인 제약과 갖가지 악조건을 극복하는데 2년. 마침내 빈공연은 성사됐다. 그리고 이 행사 하나로 『1,000만 달러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두었다』고 기뻐한 빈시정부는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최씨에게 「요한스트라우스 황금훈장」을 수여했다.
최씨가 「여행」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던 64년. 해외여행하면 마치 「우주비행」쯤으로 여기며 신기해하던 당시 외국항공사(팬암)에 취직하면서부터. 이후 직장을 옮겨 네덜란드항공(KLM)의 발권담당 슈퍼바이저로, 노스웨스트항공의 세일즈매니저로 25년 이상 일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제집 드나들듯 누비고 다녔다. 이 여행중 쌓은 폭넓은 지식과 견문, 인간 관계는 CJ's World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최씨는 『항공사에서 주는 월급은 언제나 「재투자」라는 생각으로 휴가여행비로 다 써버리곤 했다』며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도 그곳의 삶의 현장을 찾아가 직접 체험하고 느끼려고 노력했다』고 회고한다. CJ's World가 단순한 관광지 홍보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테마여행을 기획,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풍부한 체험 덕분이다.
최씨는 관광PR이야 말로 전문적이면서도 집약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차세대 「지식산업」이라고 강조한다. 10년 가까이 국제관광 홍보를 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작업도 할 계획인 최씨는 『관광PR는 서로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가교이기 때문에 해당국가들의 문화와 정서에 익숙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을 통해 국제적인 감각을 길러두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나의 좌우명
■남과 경쟁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경쟁을 한다는 것은 나의 실력이 상대와 똑같거나 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 남이 밟지 않은 미개척분야를 뚫어야 경쟁으로 인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정직」이 가장 큰 자산이다.
거짓말이나 변명은 또 다른 거짓말과 변명을 낳는다. 일이 잘못됐을 경우 의뢰인에게 솔직히 시인하면 더이상 변명하지 않아도 된다.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확보한 고객은 영원히 놓치지 않는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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