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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사리는 정치권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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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개정안 중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사업체 처벌조항을 둘러싸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으나 정작 정치권은 슬그머니 뒤로 빠져있다.여야 모두 『노사문제는 노사정위에서』라고 원칙론을 내세우지만, 내심 선거를 앞두고 재계와 노동계, 어느쪽 손도 선뜻 들어주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의원 개개인들은 노사 양측의 「낙선운동」 엄포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한국노총 간부들의 당사 농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국민회의는 7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노사문제는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임채정정책위의장도 『여당이 중재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물러선 뒤, 이상룡노동부장관에게 전화해 『정치권이 덤터기를 쓰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한 채 엉거주춤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사실 관련 상임위인 환경노동위 소속의원들은 대부분 「처벌조항 삭제」에 찬성하고 있다. 국민회의 방용석 조한천 한나라당 김문수 무소속 이미경 의원 등은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했다고 처벌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입장. 그러나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언급조차 되지않았다. 이와 관련, 김문수의원은 『사실 노조전임자 문제등 쟁점사안들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16대 국회에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미온적 반응을 보였고, 방의원도 『당이 나서면 노사정위는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며 『노사정위에서 합의안만 도출된다면 법처리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처벌조항 삭제」를 위해 의원입법을 주도하던 국민회의 조성준 의원은 『수일내 노사정위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노동장관의 설득에 따라 일단 관망하고 있으나 『노사정위에서 실패할 경우 다시 독자 개정안을 내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여운을 남겨 두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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