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체첸사태 관련 중국지지 촉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체첸사태 관련 중국지지 촉구

입력
1999.12.08 00:00
0 0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에도 훌훌털고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지난달 26일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다 급성 기관지염을 동반한 폐렴 증세로 병원에 실려간후 꼭 10일만에 퇴원한 옐친은 8일 중국을 이틀 일정으로 방문, 장쩌민 주석과 비공식 정상회담을 갖는다.예전에도 그랬듯이 옐친이 쓰러지자 모스크바 정계는 강경파의 쿠데타설에서부터 옐친 사망설까지 쏟아내며 극도의 「정치적 진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6일 크렘린궁에서 옐친을 예방한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옐친은 예전처럼 원기왕성했다』고 말했다. 옐친의 입원이 이번에도 「정치적 질병」이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옐친이 건강상 이유로 일본 방문 등 대부분의 정치 일정을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중국 방문을 강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체첸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옐친은 이번 회동에서 미국의 탄도요격미사일(ABM) 협정 개정요구에 대한 공동 대응, 중앙아시아 안보협력협정 문제 등 군사 현안을 비롯, 에너지 공동개발 등 경제 협력 사안을 포괄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중국과의 유대 강화는 미국과 외교관 추방,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 유예 등으로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는 러시아의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옐친은 특히 8월 키르기스스탄에서 공언한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국제사회의 체첸 사태와 관련된 대(對)러시아 압력에 공동으로 저항할 것을 촉구할 전망이다. 江주석도 미국 등의 체첸 사태 개입을 주권국가에 대한 「신(新) 개입주의」로 규정, 러시아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구소련 붕괴후 이미 5차례의 회담을 통해 『미국 중심의 단일 세게체제에 대항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때문에 옐친의 중국방문 직후 러시아군이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서방측의 비난을 희석시키면서, 동시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불가피한 체첸전을 종결하겠다는 것이다. 「병원행에 이은 대공습」 작전, 중국의 암묵적 지지는 지난 94-96년 체첸전때도 옐친이 사용한 수법이다.

체첸 문제를 포함한 중국의 러시아 지지는 19일로 예정된 러시아 총선에서 옐친이 후원하는 통일당의 막판 뒤집기를 일으킬 지렛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는 내년 6월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당선으로 이어져 포스트 옐친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커다란 시나리오로 연결될 수도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