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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풍경] 해외의 밀레니엄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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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풍경] 해외의 밀레니엄 이브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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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00년이라고? 그건 예수 탄생을 기점으로 하는 그레고리력에 따른 계산이다. 그러나 달력은 여러 개다. 유대교의 헤브루달력으로 치면 새해는 5760년, 시작은 9월이다. 이슬람달력으로는 1420년이고 4월에 시작된다.1000년, 유럽인들이 예수의 재림과 심판의 공포로 덜덜 떨고 각지에서 폭동이 있었다는 얘기는 거짓임이 밝혀졌다. 아무 일도 없었다. 당시 그레고리력은 낯선 것이어서 일반인들은 몇 년인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아마존 밀림의 야노마미족 같은 종족은 지금도 달력이 없다. 요즘 벌어지는 지구촌의 새천년맞이 준비는 호들갑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슬람국가인 이집트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도 밀레니엄 물결을 타는 것을 보면 서력 기원의 새 천년은 지구적 사건이 된 느낌이다.

밀레니엄은 밀레니엄이다. 각국은 다양한 밀레니엄 이브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가 밀레니엄위원회장을 맡고 있다. 위원회의 야심작은 31일 오전 11시부터 일요일인 새해 1월 2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새 천년의 첫 주말축제다.

백악관과 의사당, 워싱턴기념탑과 링컨기념관에 이르는 잔디광장에서 그믐밤에 열리는 전야제는 10만명 이상이 몰려들 전망이다. 유명스타가 총출연하는 초대형 갈라콘서트, 스필버그 감독이 특별제작한 20세기에 관한 영화 상영 등이 있을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는 빛의 도시로 변한다. 전광판 숫자가 000으로 바뀌는 순간 에펠탑에 2만여개의 전구가 켜지면서 축제가 시작된다. 자정의 샹젤리제 거리에는 거대한 눈덩이 모양 수레바퀴들이 굴러가고 온갖 예술가들이 거기에 상상력을 담아낸다.

야광모자를 쓴 1,000여명의 행사요원들이 걸어다니는 가로등이 된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광장에 100만명 이상이 모여 35개 록밴드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즐기며 새해를 맞이한다.

독일 체신청은 새해 1월 발사되는 로켓에 실어보낼 새해 소망을 담은 편지 2,000통을 접수하고 있다. 중국은 31일 오후 7시 30분에서 밤 12시까지 베이징 근교 만리장성의 바다링 구간에서 「중국 2000년」 축제를 벌인다. 참석자들은 새 천년 1분 전 촛불을 들고 인류평화를 기원하고 0시가 되면 「중국 2000년의 문」 입장권을 들고 「시간의 터널」을 통과한다. 자정을 전후해 전국의 종이 일제히 울려퍼진다.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섬들은 새 천년 해돋이 관광객들로 이미 호텔마다 예약이 끝났다. 자정에 날짜변경선을 넘었다가 되돌아옴으로써 두 번의 밀레니엄을 통과하는 호화유람선이 뜨고 18일간 세계를 일주하는 초음속 콩코드여객기가 24일 출발한다. 등반가들과 셰르파는 31일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의 고도 3,900㎙지점에서 파티를 한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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