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는 회동에서 합당문제에 대해서도 운을 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합당문제를 깊이 얘기하면 김총리의 남미방문으로 실행을 위한 공백기가 길어진다』며 『논의 초점이 합당보다는 공조에 맞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사람이 선거구제, 공조방안 등과 연계돼있는 합당론에 대해 어떤형태로든 교감을 나누었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김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여권이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완곡한 어조로 합당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자는 제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합당은 선거구제 문제가 마무리된 뒤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하며 불씨를 살려왔다. 김대통령은 총선에서 2여1야의 대결구도 보다는 1여1야의 구도가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만일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여권 연합공천을 제대로 성사시키기 어려우므로 합당이 불가피하다는 게 청와대측 시각이다. 합당의 조건으로 JP의 신당 총재직 보장 문제 등이 거론됐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대통령의 제의에 김총리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김총리는 지난 9, 10월 합당 시사 발언을 해왔으나 최근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온 자민련이 변함없이 자리 잡을 것』이라며 합당 반대의 뜻을 밝혀왔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김총리는 합당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합당을 선호하는 자민련 고위당직자는 『JP가 결국은 합당을 수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총재도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합당 반대 당론을 전달했으나 원론적인 언급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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